왜 생명과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요?
저는 생명과학의 연구대상과 방법이 재밌게 다가온 것 같습니다. 과학고에
생활 중 수학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을 많은 시간을 들여 배우게 됐습니다. 모든 과목이 흥미로웠지만
생명과학은 특별히 우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벚꽃이 피는 것이나 학교에 있던 염소 같은 생명들에서 예쁘고
신기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그런 것이 연구 대상인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또 보이지 않는 수준의 생명현상을 관찰할 수 있게 만들고, 이해하는
과정이 재밌었습니다. 이를테면 효모가 들어있는 시험관에 파라필름으로 입구를 막아서 호흡을 확인하는 등의
것 말입니다. 이렇게 생물을 배우며 느낀 흥미들이 생명과학 자체에 관심을 가지게 만든 것 같습니다.
기억에 남는 생명현상을 한가지만 소개해주세요
유전자 발현 조절에 대한 내용이 흥미로운 것 같습니다. 특히 진핵생물의
유전자 발현에 중요한 인핸서들의 cluster형태로, cell
type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super-enhancer가 존재한다는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언급한 생명현상에 대해 가지고 계신 가설을 말해 주세요.
제 가설은 아닙니다만, 이러한
super enhancer가 cell type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만큼 복잡한 유전적 질병이
활성화 되는 super enhancer의 차이에 기인하지 않을까 하는 가설이 있습니다. 특히 파킨슨 병 같은 뇌 질환에 이런 super enhancer의
조절의 차이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가지고 계신 가설을 어떤 실험적인 방법들로 증명할 수 있을까요?
Super enhancer를 실험적으로 다루기 위해서 informatics를 많이 이용합니다. 생물학적 개념으로 정의돼 있는 super enhancer를
데이터로 수치화 하고, 머신러닝을 이용해 실험군과 대조군에서
super enhancer의 차이를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개별/졸업연구에서 진행한 실험의 내용과 의미를 설명해 주세요. 또는 배웠던 내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흥미있는 내용을 말해 주세요.
정인경 교수님의 Computational Biology and
Functional Genomics 연구실에서 2학기 동안 개별연구를 받았습니다. 위의 내용들도 연구실에 있으면서 배운 내용들입니다. 특별히 제가
경험해 본 것은 enhancer라는 non-coding region을
다양한 feature를 이용해 전체 genome에서 찾아내는
방법에 대한 연구였습니다. 사실 저 영역까지는 다 하지 못하고 각 과정들은 어떻게 진행되고 선행연구는
어떤 것이 있는지 등을 공부하는 것과 리눅스를 이용해 머신 러닝을 잘 하는 기술들을 많이 배웠습니다. 연구하면
하얀 실험복을 입고, 플라스크를 바라보는 모습만 떠오르던 저에게 공부하고, 따라 해보고, 계획해보는 구체적인 연구의 과정을 배우는 것이 조금
힘들기도 했지만 의미 있고 흥미로웠습니다.
학과/실험실 생활 또는 연구/공부
과정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해주세요
사실 대학 입학 후 생명과학 분야에서 실험을 하는 것 보다 이론을 배우는 것이 재밌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던 중 이번 학기 세포생물학 실험 수업을 들었고, 축제기간 초대가수의
노랫소리가 들릴 때에 궁리 실험관에 가서 세포 사진을 찍어야 할 일이 있었습니다. 축제 노랫소리는 들려오고, 밤 시간이라 실험하기 몸은 지쳐 있는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막상
초록, 빨강 빛으로 염색한 세포 골격을 직접 관찰하고 잘 된 부분을 찾아서 이미지로 만드니 재밌었습니다. 축제기간에 별로 안 좋아하던 실험을 하면서 즐거워 하는 스스로가 되게 공대생스러워졌다고 느꼈는데, 의외로 꽤 기분이 좋았습니다.
다른 하고 싶은 이야기
한참 4차 산업 혁명 얘기로 시끄러웠던 작년, 처음 학과에 들어와 진로에 혼란스러웠을 때 지도교수님과 대화를 나눈 후 미래는 예측할 수 없으니 재밌어 보이는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저에게 흥미로운 것은 카이스트의 많은 선택지 중 생명과학이었고, 그 중 뇌를 연구 대상으로 하는 infomatics 분야가 신기해서
아는 것 없이 찾아가 시작한 개별연구가 저에게 진로나 공부에 있어서 그리고 연구실에서의 만남이 큰 의미가 된 것 같습니다. 고되긴 하지만 생명과학이 재밌고, 진로를 구체화 하고 싶다면 개별연구가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