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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울산과학기술원 임정훈 교수는 초파리 생물학자다. 초파리의 하루 주기 생활 리듬을 연구해왔다. 그 과정에서 루게릭병도 연구하게 되었다. 울산과기원 110동 5층 505-1호실 입구에 ‘초파리 실험실’이라고 쓰여 있다. 지난 2월 24일 임정훈 교수를 따라 초파리 실험실에 들어가니 시큼한 냄새가 났다. 초파리가 들어 있는 작은 유리병, 즉 바이알이 실험실 벽에 가득 쌓여 있다.
   
   한쪽 테이블 위에 ‘초파리 활동 모니터’라고 쓰인 장비가 있다. 들여다보니 작고 가는 유리 실험관 모양 안에 초파리가 한 마리씩 들어 있다. 초파리가 걸어서 왔다 갔다 한다. 임 교수는 “초파리가 자는지 깨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장비다. 유리관 가운데에 감지기가 있어 초파리가 지나가면 감지한다. 장비를 컴퓨터에 연결해 놓으면 1분마다 초파리가 가운데를 몇 번 지나갔는지를 셀 수 있다. 초파리가 5분간 지나가지 않으면 잠을 잤다고 친다. 초파리 수면을 측정하거나 생체리듬을 정량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쓴다”라고 말했다. 이런 장치가 개발되어 있기에 대규모 초파리 실험이 가능하다.
   
   
   카이스트의 ‘초파리 라이브러리’
   
   임 교수는 “초파리는 아이디어들을 실험으로 쉽고 빠르게 증명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사람의 생리 현상 대부분, 즉 학습과 기억, 감정을 초파리가 갖고 있어 다양한 연구를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 최대의 초파리 자원은행은 광주과학기술원에 있다고 했다. 임 교수 연구실 이름은 ‘신경유전학 및 리보노믹스 연구실’. 임 교수는 왜 초파리를 연구했고, 그동안 어떤 연구를 해왔을까?
   
   임정훈 교수는 카이스트 95학번이다. 최준호 교수 지도를 받아 분자바이러스학을 공부했다. 2004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병역으로 인해 카이스트에서 3년을 박사후연구원으로 있어야 했다. 마침 카이스트에 제넥셀이라는 회사가 생겼다. 여기서 초파리 5만종의 라이브러리를 만들었는데 임 교수는 “초파리 라이브러리는 한국 기초 생명 연구의 이정표”라고 그 의미를 설명했다. 이때 임정훈 박사의 지도교수인 최준호 교수가 “우리도 초파리를 갖고 뭔가 해보자”라고 제안했다.
   
   초파리를 이용한 하루 주기 리듬 연구는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4년 선배인 유승희 박사(현재 미국 휴스턴 소재 텍사스대학교 맥거번의과대학 교수)가 계기가 됐다. 유 박사가 “초파리 모델로 새로운 시계 유전자를 찾는 등 행동신경유전학적인 일들을 하면 재미있겠다”라고 말해줬던 것이다. 유 박사는 당시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에 있던, 하루 주기 리듬 연구자 조셉 다카하시 연구실에서 공부한 바 있다. 2017년에는 생체시계 유전자를 발견한 연구자 세 명(제프리 홀, 마이클 로스배시, 마이클 영)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는 등 생체리듬은 새롭게 떠오르는 연구 분야였다. 노벨상 수상자들이 초파리로 생체시계를 연구했다면, 다카하시 교수는 같은 연구를 생쥐를 갖고 했다. 임 교수에 따르면, 다카하시 교수는 1997년 포유류(생쥐)에서 최초로 생체시계 유전자(clock gene)를 발견했으며, 현재는 텍사스대학교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의 신경과학과장 겸 하워드휴스 의학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임 교수는 “생체리듬이나 수면을 측정해보면 정상과 유전자 돌연변이 초파리를 구별할 수 있다.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이는 초파리가 발견되면 이 초파리가 어떤 유전자 돌연변이를 갖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고, 그게 하루 주기 생체리듬이나 수면을 조절하는 새로운 유전자라는 이야기를 해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2007년 미국 시카고 소재 노스웨스턴대학교 라비 알라다(Ravi Allada) 교수 연구실에 합류했다. 라비 알라다 박사는 2017년 노벨생리학상 수상자 중 한 명인 마이클 로스배시(브랜다이스대학교) 연구실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한 바 있다. 그는 이때 중요한 생체시계 유전자인 ‘클락(clock) 유전자’를 찾았다. 클락 유전자를 발견한 성과에 힘입어 알라다 박사는 노스웨스턴대학교에 자리 잡았다. 그로부터 7~8년이 지났을 때 임정훈 박사가 그의 연구실에 합류한 것이다. 임 박사는 대전 카이스트에서 동료 연구자들과 함께 찾은 초파리 생체시계 관련 유전자 연구 결과를 들고 갔다. 그중 하나가 CG4857이었다. 알라다 교수가 그 얘기를 듣고 “재밌다. 같이 해보자”고 해서 연구를 시카고에서 시작할 수 있었다.
   
   
   초파리 유전자 CG4857 들고 미국에 가다
   
   당초 임 교수는 한국에서 갖고 간 유전자 CG4857에 제대로 이름을 못 지어줬는데, 알라다 교수가 어느 날 ‘24’로 부르자고 했다. CG4857이란 이름 속의 숫자 네 자리(4857) 중 앞의 두 개를 합하면 12가 되고, 뒤의 숫자 두 개를 합해도 12가 되니 24라고 작명하자는 제안이었다.
   
   24유전자의 기능을 찾는 것은 쉽지 않았다. 단백질은 도메인이라고 하는 모듈 여러 개로 구성되어 있다. 도메인은 아미노산 50~100개로 이뤄져 있고, 특정한 3차원 구조를 갖고 있어 생물학적으로 특정한 일을 한다. 임 교수는 “이름 없는 단백질이라고 해도 도메인을 갖고 있다. 특정 도메인을 갖고 있으면 어떤 기능을 하겠구나 하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 그런데 24는 도메인을 갖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그 기능을 찾는 데 고생을 많이 했다”고 했다.
   
   DNA를 틀로 삼아 RNA를 거쳐 단백질을 만드는 과정은 2단계다. DNA →RNA 과정을 ‘전사(transcription)’라고 하며 1단계에 해당한다. 이후 ‘번역(translation)’이라고 불리는 RNA→단백질의 2단계 과정을 거친다. 피리어드(period)라는 유전자가 있다. 클락 유전자와 함께 생체리듬을 유지하는 양대 유전자다. 피리어드 유전자는 1971년 미국인 세이무어 벤저가 발견했고, 하루 생체리듬은 피리어드 유전자로부터 만들어진 피리어드 단백질의 양이 세포 속에서 늘었다 줄었다를 24시간 주기로 반복하면서 유지된다. 이때 클락 유전자는 피리어드 유전자가 단백질로 전사되는 과정을 통제한다. 그런 기능을 하는 단백질을 ‘전사 억제 인자’라고 한다. 이 과정에서 24유전자는 어떤 일을 하는 것일까? 당초 임정훈 박사는 24유전자도 ‘피리어드’ 유전자를 ‘전사’하는 과정에 어떤 작용을 하겠지 하는 쪽으로 생각했다. 그때까지 알려져 있던 생체시계 유전자들은 ‘전사’ 과정에 작용하는 ‘전사 인자’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24유전자는 아무리 봐도 전사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것 같았다. 임 교수는 “고민이 많았다”라고 말했다.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린 생체리듬연구회(SRBR·Society for Research on Biological Rhythms) 연례 학회에 참석하고 시카고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비행기 속에서 24유전자는 ‘전사 인자’가 아니라 ‘번역’ 과정에 영향을 주는 ‘번역 인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24가 번역 인자라면 그걸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실험실에 가서 24단백질이 RNA에 결합하는지를 확인하는 실험을 했다. 첫 번째 실험에서 피리어드 mRNA에 결합한다는 걸 바로 확인했다. 이어 24단백질이 RNA→단백질이라는 ‘번역’ 과정을 촉진하는가를 보았다. 전혀 상관없는 RNA에 24단백질을 인위적으로 결합시키는 것만으로도 단백질 번역량이 증가하였다. ‘번역 인자’로 일한다는 걸 확인한 것이다. 논문은 2011년 최상위 학술지 ‘네이처’에 출판됐다. 미국에 간 지 4년 만의 성과였다.
   
   당시 논문 제목은 ‘새로운 유전자 24가 하루 주기 시계에서 매우 중요한 단백질 번역 단계를 결정한다’쯤 된다. 이 논문에 대해 임 교수는 “번역 인자를 처음 발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번역 과정에 작용하는 인자라고 제시한 첫 번째 유전자였다는 것이다.
   
   


   새로운 유전자 ‘24’의 비밀을 밝히다
   
   임 교수는 약 2년 뒤인 2013년 5월 ‘사이언스’에 논문을 출판했다. 사이언스 역시 최상위 과학학술지다. 임 교수는 “이 논문에 실린 실험을 모두 혼자 했다. 논문을 보면 저자가 딱 두 명이다”라고 말했다. 그때는 보스인 라비 알라다 교수와 임 교수 두 사람 이름만 논문 저자로 들어갔다. 요즘 과학 논문은 저자가 다수인 경우가 흔하다. 그런데 저자가 두 명이라는 건 해당 논문에 들어간 연구를 임 교수가 혼자 다했고, 알라다 박사의 지도를 받았을 뿐이라는 의미다. ‘사이언스’ 논문 내용은 ‘24유전자의 메커니즘은 무엇인가’이다. 24유전자가 만든 24단백질이 어떻게 ‘번역 인자’로 작동하는지 밝혀냈다. 임 교수 설명을 들어본다.
   
   “번역 인자는 단독으로 작용하지 않고, 다른 인자와 결합해서 기능을 한다. 그런 인자를 찾아내면 24가 피리어드 단백질 번역을 어떻게 촉진하는지 그 메커니즘을 알 수 있겠다 하는 게 아이디어였다. 피리어드 단백질 번역을 활성화하는 24단백질 부위를 세포 내에서 많이 발현시켰다. 그런 다음 24단백질을 분리, 정제했다. 이 상태의 24단백질은 다른 ‘번역 인자’ 단백질과 결합해 있다. 결합 단백질이 무엇인가를 찾아내는 게 목표였다. 질량 분석법으로 그 단백질이 무엇인가를 알아냈다.”
   
   당시 연구 과정에서 질량분석기를 직접 돌리지는 않았다. 노스웨스턴대학교 내에는 질량분석 작업을 해주는 센터가 있어 정제된 단백질 샘플을 그쪽에 넘기고 결과를 기다렸다. 작업은 물론 초파리를 갖고 했다. 2012년 봄이었다. 지도교수였던 라비 알라다의 지인중에 메사추세츠의과대학 패트릭 에머리(Patrick Emery) 교수가 있었다. 에머리 교수가 어느 날 “새로운 유전자를 갖고 생체시계를 조절하는 기전을 연구하고 있는데, 그 돌연변이 초파리의 어떤 성질이 24와 너무 닮았다. 걔네들이 같이 작용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에머리 교수가 말한 유전자는 어택신(ataxin)2 유전자였다. 그러면서 “당신들이 연구한 24유전자 관련 연구 재료를 보내달라”고 했다. 임정훈 박사는 에머리 교수에게 24유전자 돌연변이 초파리를 보냈다.
   
   노스웨스턴대학교 질량분석센터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의뢰한 분석 결과가 이메일로 날아왔다. 24와 결합하는 단백질이 바로 어택신2였다. 임 교수는 “라비가 이메일을 확인하고 자신의 방에서 내가 있던 실험실로 달려왔다”라고 당시를 기억했다. 임 박사와 알라다 교수는 24와 결합하는 번역 인자가 어택신2라는 걸 알아냈고, 패트릭 에머리 그룹은 어택신2와 함께 작용하는 생체시계 유전자가 24라는 걸 확인한 셈이 됐다. 두 그룹이 친했기에 학술지에 나란히 논문을 제출하기로 했다. 2013년 사이언스에 논문이 나갔다.
   
   
   루게릭병에 초점 맞춰 연구
   
   임 교수는 이때 울산과학기술원 교수가 되어 있었다. 울산과학기술원 근무 초기의 연구 중 하나는 24단백질과 어택신2단백질이 결합하면 ‘번역 인자’로 작용하는데, 두 개가 바로 결합하는 건 아니고 중간에 어댑터가 있어야 한다는 발견이었다. 생명과학학술지 ‘셀’ 자매지인 ‘분자 세포(Molecular Cell)’에 2017년 논문을 냈다. 좋은 논문을 쓰면 소속 기관이나 연구비를 제공한 기관은 논문 내용을 홍보한다. 임 교수는 “연구 성과가 향후 어떤 식으로 활용될 수 있는지를 홍보자료에 썼는데, 이걸 보고 루게릭병 환자 가족들이 연락을 해왔다”라고 말했다.
   
   루게릭병은 퇴행성 뇌질환이다. 어택신2유전자가 루게릭 병과 관련 있다는 게 이때쯤 알려졌다. 루게릭병 환자에게서 어택신2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되었던 것이다. 임 교수는 “그래서 루게릭병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루게릭병의 원인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으면 독성 단백질이 만들어지고 신경세포가 죽는다. 임 교수는 “기초과학적으로 루게릭병 연구에 접근했고 초파리 모델을 사용했다”라고 말했다.
   
   초파리 눈을 구성하는 신경세포에 독성 단백질이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도록 했다. 초파리 눈이 없거나 망가졌다. 루게릭병 연구를 위한 모델이 되었다. 독성 단백질 효과를 억제하거나 조절하는 유전자 몇 개를 찾았는데, 유전자들이 관여하는 세포의 흥미로운 기능이 RQC(리보솜 결합 품질 관리·ribozome-associated quality control)였다. 임 교수 설명을 들어본다.
   
   “RQC 현상 관련 유전자가 엄청 많이 나왔다. RQC는 신기한 현상이다. 현상이 알려진 건 오래되지 않았다. 세포핵에서 만들어진 mRNA는 핵을 빠져나와 세포질로 이동한다. 세포질에 오면 ‘번역 인자’가 들러붙고, 그걸 보고 리보솜들이 다가온다. mRNA를 주형으로 삼아 단백질(아미노산 사슬)을 만들어낸다. 같은 단백질을 세포는 많이 필요로 하니, 하나의 mRNA를 주형으로 삼아 많은 리보솜들이 줄이어 순서대로 들러붙어 같은 단백질을 양산한다.
   
   그런데 mRNA를 읽어내다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러면 리보솜이 멈춰 선다. 뒤에서 따라오던 리보솜이 와서 부딪치게 된다. 자동차 추돌 사고가 일어난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충돌한 리보솜을 치워야 하고, 이들 리보솜이 만들다가 만 불완전한 아미노산 사슬은 분해해야 한다. 이런 일들을 하기 위해 교통사고 현장처럼 앰뷸런스, 경찰차, 견인차가 출동한다. RQC 기능 관련 단백질들은 리보솜 충돌을 인지하고 현장을 정리한다. RQC 단백질은 이런 기능을 한다고 알려진 인자들인데, 이게 루게릭병의 독성 단백질 생산을 억제하는 거다. 두 개 기능 사이에 이해하지 못하던 공백이 있었다. RQC 현상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루게릭병 환자의 신경세포를 죽이는 독성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걸 억제하는 건 아닐까 하는 게 내가 가진 가설이었다. 그리고 독성 단백질이 만들어질 때 리보솜은 천천히 가거나 멈춘다는 걸 발견했다. 세포가 RQC 기능을 이용해서 루게릭병 환자에게 나타나는 독성 단백질을 분해한다는 걸 확인했다.”
   
   
   “독성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원리”
   
   서양인의 루게릭병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돌연변이 유전자는 C9ORF72다. 임 교수 그룹은 이 돌연변이 유전자를 이용해 루게릭병 초파리 모델을 만들었다. C9OFR72유전자는 ‘GGGGCC’라는 염기서열이 반복된 게 특징이다. 보통 사람은 ‘GGGGCC’ 서열이 10번 반복되는데 루게릭병 환자는 이게 몇백 번 혹은 천 번 이상 반복된다. 이 유전자에서 만들어진 단백질은 두 개의 아미노산이 반복되는 단백질(DPR·Di-peptide Repeat Protein)이다. 임 교수 그룹은 DPR단백질이 번역될 때 리보솜들의 번역 활동이 정체되거나 리보솜들끼리 추돌이 일어나며, 그러면 만들다 만 불량 단백질을 분해하는 RQC 현상이 일어나는 걸 확인했다. 이후 임 교수는 초파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해 사람 세포를 갖고 연구를 진행했다. 루게릭병 환자의 줄기세포는 신경세포로 분화할 때 전체 신경세포의 15%가 죽는다. 그런데 임 교수 그룹이 RQC 기능을 인위적으로 촉진시켰더니 죽는 신경세포 비율이 뚝 떨어졌다. 이 연구 결과는 2021년 학술지 ‘핵산 연구’에 보고했다.
   
   임 교수는 “독성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원리가 신기했다. 교과서에 나와 있는 분자생물학의 기본 원리에 어긋난다”라고 말했다. DNA에서 RNA로 ‘전사’될 때 번역기에 해당하는 RNA 중합효소는, 벌어진 DNA 이중나선 사이로 들어가 한쪽 사슬의 염기서열을 죽 읽어나간다. 그런데 C9ORF72 돌연변이 때문에 생긴 반복적인 염기서열 구간에서 RNA 중합효소는 양방향으로 DNA 염기서열을 읽어들였다. 한 방향으로 읽는다는 생물학 교과서 내용과 달랐다. 뿐만 아니라 ‘번역’ 단계에서도 특이점이 있었다.
   
   C9ORF72는 루게릭병 발병에도 중요한 유전자이고, 분자생물학 면에서도 단백질 번역의 게임체인저라는 점이 대단히 흥미로웠다. 이러한 비표준적인 단백질 번역 원리를 더 깊이 연구하려는 임 교수의 도전을 서경배과학재단이 지원하고 있다. 임 교수는 2017년부터 서경배과학재단의 펠로로 선정돼 연구비 지원을 받고 있다.
   
   임 교수는 향후 연구에 관해 “RQC는 단백질 번역 과정에서 확인된 새로운 현상들,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한, 혹은 교과서에 실리지 않은 재밌는 현상이 많다”라고 말했다. 그중 하나는 리보솜의 번역 속도와 관련 있다. 리보솜의 번역 속도에 따라 단백질 구조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것도 흥미로운 이야기다.
   
   임 교수의 설명은 알아듣기 어렵지 않았다. ‘전사’와 ‘번역’ 과정이라는 크게 낯설지 않은 분야 이야기여서 관심의 끈을 놓치지 않고 이어갈 수 있었다. 임 교수는 “생명과학은 모르는 게 너무 많은 게 좋은 점”이라고 말했다.

 

최준석 선임기자

http://weekly.chosun.com/client/news/viw.asp?nNewsNumb=002701100026&ctcd=C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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