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냅스 단백질PTPσ에 의한 NMDA 수용체 안정성 조절 >
1. 배경지식
시냅스는 3,000 개 이상 종류의 단백질이 적절한 위치에 적절한 양 만큼 위치해야 제대로 기능할 수 있는 대단히 복잡한 구조체입니다. 시냅스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두 뉴런의 신경 돌기가 우연히 마주친 후 그 일시적인 만남이 시냅스 접착 단백질이라는 종류의 단백질에 의하여 유지 되어야 합니다. 이후, 아직까지 밝혀진 바 없는 생화학적인 반응에 의하여 세포골격/뼈대 단백질 (scaffoldings)/시냅스 소낭 및 연관된 t-SNARE 복합체/신경전달물질 수용체/각종 신호 단백질들이 끌려 들어오게 됩니다. 시냅스 접착 단백질이 다종다양한 단백질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도록 하는 분자적인 기작은 전혀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제가 연구한 PTPσ라고 하는 단백질은, 시냅스 접착 단백질이자 인산제거효소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냅스 앞쪽(presynapse)에 위치하는 단백질인데, 아주 다양한 시냅스 뒤쪽(postsynapse)의 단백질들과 상호작용합니다. 앞선 In vitro 연구들에서는 이러한 상호작용을 통해 PTPσ가 시냅스 형성에 기여함을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In vivo 에서 이 단백질의 기능을 탐구한 논문은 없었습니다.
한편, 흥분성 시냅스에는 두 개의 중요한 Glutamate 수용체가 존재합니다. 간단히 말하여, AMPA 수용체는 시냅스의 신경전달 그 자체에 중요하고, NMDA 수용체는, AMPA 수용체의 수를 조절하여 시냅스의 기능을 조절하는 데 중요합니다. 특히나 NMDA 수용체는 여러 가지 재미있는 특성 때문에 ‘기억의 분자적 기전’이라고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AMPA 수용체에 관해서는 많은 것이 알려져 있지만, NMDA 수용체가 시냅스에 위치하고 그 자리에 머무르게 되는 분자적 기전에 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2. 질문
처음 이 연구를 시작할 때는, PTPσ의 인산제거효소 기능이 다양한 시냅스 단백질들을 시냅스로 모아오는 데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어떤 종류의 신호 전달을 통하여 그러한 역할을 수행하는지를 밝히고 싶었습니다.
3. 발견
실험 데이터가 쌓이면 쌓일수록, in vitro의 연구 경향과는 반대로 시냅스 접착 단백질 PTPσ는 시냅스 형성 그 자체보다는 NMDA 수용체 기능의 조절에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뇌 특정 회로의 전/후시냅스에서 각각 PTPσ를 결손시킨 생쥐를 이용하여 수행한 실험에서는 전냅스의 PTPσ가 후시냅스의 NMDA 수용체를 조절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PTPσ는, ‘접착하는 어떤 종류의 후시냅스 접착 단백질을 통하여 후시냅스의 NMDA 수용체를 조절한다’고 가설을 세우고 세포 외부쪽 돌연변이를 이용하여 기능 회복 실험을 수행하였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세포 외부쪽의 도메인들은 별로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 말은 ‘PTPσ는 전시냅스 뉴런 내부의 기작을 통해서 후시냅스의 NMDA 수용체 기능을 조절한다’는 말이 됩니다.
그런 이유로, PTPσ 결손 생쥐의 뇌에서 단백질을 추출하여 어떤 단백질의 인산화가 바뀌었는지를 탐구하게 되었습니다. 결과는 상당히 놀라웠는데, 전시냅스의 단백질은 주로 과-인산화가 된 반면, 후시냅스의 단백질은 주로 저-인산화가 되었습니다. 전시냅스의 단백질에 관해서는 PTPσ가 인산제거효소 기능을 가지는 것을 고려할 때 놀랄만한 일이 아니지만, 후시냅스에는 PTPσ가 발현하지도 않는데 단백질이 저-인산화가 된 것입니다. 따라서 PTPσ의 결손은 시냅스 구조 내지는 구성물들을 시냅스 틈을 건너 크게 바꾸는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밝혀낼 수 있었습니다.
이와는 독립적으로, PTPσ의 뇌 내 결손이 최종적으로 생쥐의 행동을 어떻게 변화시킬지를 탐구하고자 생쥐의 여러 행동을 분석해보았습니다. 결과적으로, PTPσ를 결손시켰을 때 생쥐는 ‘새로운 것을 인지하는 반응’이 비정상적으로 바뀌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모든 동물은 새로운 것을 인지하면 더 많이 탐색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그러한 선호가 PTPσ 결손 생쥐에서는 보이지를 않았습니다. 또한, 우리의 행동 양식이 올바르지 못한 결과를 만들어낼 때 행동을 교정해야 하는데, PTPσ 결손 생쥐는 그러한 행동 교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4. 후속
제가 연구를 진행하는 동안 시냅스 연구 분야의 경향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우리는 시냅스가 뉴런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의 최소 단위인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마치 원자(atom) 내의 아원자(subatomic) 입자들과 같이) 시냅스 내에도 시냅스를 관통하는 기둥 구조가 존재하며 그것의 기능이 중요하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현재까지의 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Super-Resolution Imaging을 이용하여 이 subsynaptic nanocoloumn에서 시냅스 접착 단백질의 역할을 규명해보고자 합니다.
5. 소감
가치 있는 일이었다.
6. 기타
학위 과정 동안 5년 동안 제 곁을 지켜주고 응원해줘서 연구할 동력을 끊임없이 얻게 해준 짝꿍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collaborator 신왕용 형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연구라는 것이 재미있기는 하지만 힘든 때가 많습니다. 이 두 사람의 지지와 응원, 실제적 도움 덕분에 제가 실험실에서 실험을 지속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개별연구생 시절부터 도와주신 이은재 박사님, 이혜진 박사님 두 분, 그리고 제가 한참 연구로 바쁜 와중에 혜성같이 등장하여 정말 큰 힘이 되어준 이수호 박사님, 강무원 학생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늘 끝없는 사랑으로 못난 제자를 지도해주신, 사회적 아버지 김은준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