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생명과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요?
먼저, 저의 어렸을 적 장래희망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초등학교를 다닐 무렵, 저는 조금 특별한 의사가 되고 싶었습니다. 바로 주사 대신 ‘사탕’으로
병을 치료하는 의사였습니다. 제가 주사를 매우 싫어했기 때문입니다. 유치한
발상에서 시작한 꿈 덕분에 전 의학, 생명공학 및 과학과 관련된 책을 많이 읽었습니다. 그러면서 의사가 아니라, 병을 치료하는 ‘사탕’을 직접 개발하는 과학자가 되고 싶어졌습니다. 후에 암처럼 아직 치료 방법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질병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를 위한 치료제를 개발하고 싶어졌습니다. 또, 고등학교 R&E에서 분자생물학 관련 연구실에서 실제로 하는
연구를 보며, 공학이 아닌 자연과학으로써 생명과학을 연구하고 싶어졌습니다. 분자생물학 및 세포생물학에서 기초를 연구하여 새로운 사실들을 밝혀낸다면, 질병들의
매커니즘을 연구하고, 그를 이용해 새로운 치료제를 연구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생명과학이 ‘생물’을 연구하는 ‘실험학문’이라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어떠한 궁금증이 생겼을 때 실험을 설계하고, 얻어낸 결과를 가지고
결론을 내는 일련의 과정이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생명과학은 변수가 많고 이상적이지 않은 생명체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연구한다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인간, 동물, 식물들이 비슷한 원리에 따라 조절되고 살아있을 수 있다는 점은 신비롭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점에 끌려서 생명과학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기억에 남는 생명현상을 한가지만 소개해주세요
2학년 때 분자생물학과 생화학 시간에 배운 Protein의 modification 중 Glycosylation이 기억에 남습니다. Glycosylation은 Protein modification 중에서도 가장 복잡한
modification이라 생각합니다. Glycan을 이루는 sugar의 종류가 다양하며 branch 구조도 이룰 수 있으며, 필요한 효소의 종류도 많습니다. 또한, 그 복잡한 pattern이
protein의 수용성이나 cell 내 혹은 cell 간의 signaling 등 정말 많은 것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다른 수업들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복잡하지만 중요하고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Glycosylation이
기억에 남습니다.
언급한 생명현상에 대해 가지고 계신 가설을 말해 주세요.
Glycosylation는 특정한
template에 의존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glycosylation 과정을 일으키는 enzyme과 재료가 되는 sugar, 특히 nucleotide-linked sugar의 양과
분포가 중요하므로, site-specific한 반응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nucleotide-linked sugar를 만드는 과정
중 sialic acid가 CMP-sialic acid가
되는 과정만이 핵 안에서 일어납니다. 저는 이 과정이
activation된 sialic acid를 격리함으로써 glycoprotein의 glycan pattern의 말단 부위에 sialic acid가 붙을 수 있도록 조절하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Glycoprotein의 glycan의 pattern은
다양하지만 주로 sialic acid는 chain의 말단
부위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공통점을 위해선 공간 분리를 통한 regulation이 필요하다 생각하고, 그것이 CMP-sialic acid를 핵 안에서 합성하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가지고 계신 가설을 어떤 실험적인 방법들로 증명할 수 있을까요?
CMP-sialic acid가 핵에 존재하는 것이 glycosylation 과정에 늦게 참여하게 하는 데 영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제일 간단한 방법은 CMP-sialic acid가 다른 sugar와 마찬가지로 핵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만들어지게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CMP-sialic acid를 만드는 데 관여하는 효소가 핵이 아닌 다른 곳에서 활성화되도록 만드는 것은 힘들 것 같습니다. 그러니 그 효소를 knock-out 한 뒤 이미 만들어진 CMP-sialic acid를 다른 sugar와 함께 ER 혹은 Golgi로 바로 넣어준 후, glycan의 구조가 바뀌는 지 알아보면 CMP-sialic acid의
공간적 분리가 필요한지 밝힐 수 있을 것입니다.
개별/졸업연구에서 진행한 실험의 내용과 의미를 설명해 주세요. 또는 배웠던 내용중 가장 기억에 남는 흥미있는 내용을 말해 주세요.
저는 2017년 겨울학기에 김세윤 교수님의 연구실에서 개별연구를 하였습니다. IPMK(Inositol Polyphosphate
Multikinase)와 mTOR의 alternative
splicing에 관여한다고 알려진 Sam68의
interaction을 확인하기 위해 GST pull-down assay, co-IP, 그리고 western bolt을 진행하였습니다. 단백질과 단백질의 interaction을 보기 위해선 co-IP를 하면 된다는 것을
수업시간에 배워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논문이나 책에서 본 것처럼 깔끔한 데이터 사진을 얻는 것은
힘들다는 사실을 실험을 하며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선지 개별연구 끝 무렵에 괜찮은 데이터 사진을
얻어 정말 기뻤습니다!^^
학과/실험실 생활 또는 연구/공부
과정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해주세요
식물학 수강할 때, 교수님께서 마이크로 토마토 씨앗, 화분과 흙을 나눠주시며 키워보라고 하셨습니다. 식물을 씨앗 심기부터
시작해서 키워본 것은 초등학교 때 강낭콩 기르기 이후로 처음이라 설레기도 하고 걱정도 되었습니다. 씨앗을
심고 한동안 싹이 나지 않아 불안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아침, 싹이 터서 고개를 드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며 불안감은 뿌듯함으로 바뀌었습니다. 열매를 맺진 못했지만 마이크로 토마토가 피워낸 노란색 꽃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학기 중에 식물을 키워볼 수 있다는 건 생명과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른 하고 싶은 이야기
사실 생명과라고 하면 책을 통째로 다 외워야 한다더라, 실험 수업이
밤까지 한다더라 하면서 안타깝게 보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일 수도 있지만… 자신이 생명과학을 좋아하고 꿈이 있다면, 그 과정이 괴롭기만 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글을 쓰며 이제까지 생명과 생활을 되돌아봤지만 힘든 기억보단 즐겁고 뿌듯했던 기억이
더 많은 것 같기 때문입니다. 대학원도 붙어서 계속 생명과학을 공부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