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 논문 내용과 의미를 설명해 주세요.
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NAFLD, 비알콜성지방간)/ Non-Alcoholic Steatohepatitis (NASH, 비알콜성지방간염)은 이름 그대로 알코올섭취와 상관없이 생기는 지방간 또는 지방간염으로서, 비만인구 급증에 따른 NAFLD/NASH 환자에 대한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고, 특히, NAFLD/NASH는 간암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치료제가 없는 것이 더 심각성을 키우고 있습니다.
저희 실험실에서 연구중인 Hippo 회로는 YAP/TAZ라는 발암단백질을 억제하는 암억제 회로로서 마우스모델에서 Hippo 회로의 component 결손시 YAP/TAZ 과활성화에 의한 간암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PTEN-AKT회로의 PTEN은 유명한 암억제단백질로서 결핍이나 변이가 여러 암에서 발견되며, 더 나아가, 마우스모델에서 PTEN이 결손되어 AKT가 과활성화된 간은 지방간, 간염을 거쳐 간암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기반한, 제 논문의 첫 물음은 ‘그렇다면, 이 두 회로가 따로 연구되고 있지만, 하나의 간세포에서 함께 역할을 하고 있지 않을까?’였고, 이에 저는 1) 두 회로가 하나의 간세포에서 서로 상호작용(crosstalk)할 것, 2) 두 회로의 imbalance는 liver disease의 원인이 될 것 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Hippo 회로에서는 Sav1을, AKT회로에서는 Pten을 선택하여서 간특이적으로 (liver-specific) 두 유전자를 결손(Pten;Sav1 double KO, DKO)시켰습니다. 그 결과, 정상식이를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방간이 생후 1개월 (postnatal 1 month)만에 지방간으로 진행되고 이로부터 지방간염-간경화-간암으로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하나의 유전자만 결손되어도 간암이 생기는데 둘 다 결손 시 빨리 간암이 생기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 생각될 수도 있지만, 그 간암 발병 전(前)단계를 보면 Sav1 결손은 지방간을 동반하지 않지만, Pten 결손에 의한 지방간이 Sav1 결손에 의해 그 발생이 훨씬 앞당겨진다는 데에 주안점을 둔다면 놀라운 발견이 되는 것입니다. 그것이 결국, transcriptional co-activator인 YAP/TAZ에 의한 Insulin Receptor Substrate 2 (IRS2)의 전사유도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밝혀내었으며, 이때, PTEN이 없는 상황에서는 증가된 IRS2가 그대로 AKT과활성화를 유발하게 됩니다. 과활성된 AKT는 TAZ를 stabilization하게 만들어서 결국 두 회로 사이의 crosstalk을 성립시키고 더 나아가 positive feedback을 이루게 됩니다.
본 연구의 의의는 첫번째, 두 회로의 교차점 발견, 두번째, 지방간-간염-간경화-간암으로 진행되는 간질환 환자를 mimic하는 마우스 모델 제시, 세번째, AKT 억제제 개발을 위한 마우스 모델 제시 (근거: 전임상 단계에 있는 AKT억제제(MK-2206)에 의해 DKO마우스의 지방간과 간암 발병 억제)로 볼 수 있습니다.
2. 연구과정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해 주세요.
1) 이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novelty는 YAP/TAZ에 의한 IRS2 조절이라 DKO에서 Irs2를 결손시켜서 지방간 발병 억제 여부를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이를 위해 Irs2 f/f mice를 얻고자 일본연구자에게 요청했으나 거절당했습니다. 그 이유인즉슨, 그들도 저희와 비슷한 연구를 하고있고 비슷한 결과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이로 인해 저는 마우스 획득도 실패하고, scoop당할 위기에도 놓였기에 불안함을 항상 안고 있었습니다. 그 후에도 JCI 리비전 중 1명의 reviewer와 editor가 그 실험을 요청했기에 그 안타까움은 컸습니다. 하지만, 그를 극복하고자 AAV-Cas9 system을 도입하여서 liver에서 Irs2 결손시켜서 다행히도 해결하였습니다.
2) 논문을 준비 중 Cell metabolism에 TAZ와 NASH의 관계에 대해 논문이 나왔습니다. 그 현상에 대한 novelty는 잃었지만 그 메커니즘에 대한 novelty를 인정받아 JCI에 무사히 게재할 수 있었습니다.
3. 연구를 통해 얻은 지혜를 후배들에게 들려주세요.
저도 아직 배우는 과정이라 조언을 하기엔 부족하지만 그래도 같은 길을 걸어가는 후배들에게 조언하고자 합니다. 첫번째, 저처럼 수의사가 되고 나서 임상을 해야하나 연구를 해야하나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하자면, 경험하고 도전해보라는 것입니다. 저는 동물병원, 동물원 그리고 실험실에서 경험을 해본 후 과학을 한다는 건 많이 힘든 일이지만, 항상 호기심을 갖고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이 길을 선택했습니다. 두번째, ‘함께·같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독립적인 연구를 하다보면 혼자만의 동굴에 빠져들때가 많은데 (물론 그런 시간들이 중요하지만) 잘 안풀리는 문제를 안고 혼자 생각하다가도 여러 교수님들의 문을 두드리거나 또는 동료들과 자연스레 디스커션을 하다보면 상대방으로부터 또는 스스로 답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의미로는 competition이 많은 이 분야에서 그러기 쉽진 않겠지만 나보다는 남을 배려하는 생활을 해서 함께 장거리 마라톤을 뛰는 친구들을 잃지 않았으면 합니다.
4. 나는 왜 생명과학자가 되었는가?
사실 이 분 이름이 거론되면 항상 분위기가 좋지 않은 쪽으로 흐르는데,저는 황우석 교수님의 동물복제에 관심이 많아 수의학과에 진학을 하였고 생명공학을 시작하려고 했습니다.질병의 원인 및 치료에 대해 수의학과에서 배웠다면 생명과학은‘왜 그 질병인 발생했나?왜 그 치료를 해야하나?’라는 물음을 가질 수 있고,또 수의학에서는 동물 개체수준에서의 그 원인을 파악했다면 생명과학은 세포 수준에서,그 작은 세포내에서도 구획을 나누고,더 나아가 눈에 보이지 않는 분자수준에서 여러가지 일들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일 수 있다는 것이 저에게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5. 다른 하고 싶은 이야기
우선, 저를 묵묵히 인도해주신 지도교수님이신 임대식교수님, 부재중이신 교수님대신 revision manuscript 수정을 도와주신 전남대 최흥식교수님, 서울대 김재범 교수님, KAIST 고규영 교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학부 때부터 저를 연구자의 길로 안내해주신 서울대 성제경 교수님, 슬럼프에 빠질때마다 저를 위해 office 문턱을 낮춰주셔서 자유로운 discussion을 허락해주신 KAIST 김세윤 교수님, 서재명 교수님, 정원일 교수님, 김하일 교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사실 이 연구가 세상에 나오기 까지 여러 보이지 않는 손길들이 존재했습니다. 묵묵히 조직염색을 해주신 저희 실험실의 양태창 선생님, 저의 마우스 실험을 위해 도와주신 동물실 facility 관리·사육 선생님들, 깨끗한 학교를 위해 제가 일어나기 전부터 청소해주신 관리자분 등 여러분들의 노고덕분에 제가 이렇게 무사히 졸업을 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인류를 위한다는 명목아래 무수히 희생당한 실험동물들의 미안함을 표합니다. 이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