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 논문 내용과 의미를 설명해 주세요.
세포는 외부 환경으로부터 오는 변화를 수용체를 통해서 인식하고, 그 신호를 세포 내부로 전달하는데, 이를 통해서 세포 내에서 여러 기능들이 조절됩니다. 이러한 수용체 중 TGF-β receptor는 TGF-β와 결합하여 하위 신호를 조절하는데, cell proliferation, differentiation, tissue development and homeostasis 등 여러 가지 세포의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비정상적인 TGF-β signaling은 많은 질병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receptor를 spatiotemporal하게 조절할 수 있다면, 세포 수준에서부터 동물 모델에 이르기까지 생물학의 여러 분야에서 기존의 실험적 방법이나 설계로 증명하기 어려웠던 부분들을 연구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TGF-β receptor에는 type Ⅰ과 Ⅱ 두 가지 종류가 있고, TGF-β가 이 두 receptor의 extracellular domain에 결합하여, TGF-β receptor Ⅰ과 Ⅱ를 결합시킴으로써 하위 신호전달체계를 조절하게 됩니다. 이를 착안하여 각 receptor의 cytosolic region에 빛을 통해서 hetero-interaction을 하는 Arabidopsis thaliana의 CIB1 단백질과 CRY2 단백질의 PHR domain을 결합시켜, 빛에 반응하여 활성이 조절되는 TGF-β receptor인 optoTGFBRs를 개발하였습니다.
2. 연구과정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해 주세요.
에피소드라기 보다는 이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던 계기를 설명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2012년 9월에 지금의 지도교수님이신 허원도 교수님 실험실에서 로테이션을 돌았는데, 이 때, optogenetics를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연구실에서 이미 CRY2의 PHR domain이 CIB1 단백질과 hetero-interaction하는 것뿐만 아니라 homo-oligomerization되는 것을 밝혔고, 이런 성질들을 적용해서 RTKs, Ca2+ channel 등의 활성을 조절하는, 또, protein을 inhibition할 수 있는 system 등을 개발하는 일들이 활발하게 이루어 지고 있었습니다. 제가 같이 일했던 사수오빠들께서optoRTKs중 하나인 optoFGFR1을 개발하셨고, 여기에서 아이디어를 받아서 TGF- β의 활성을 조절하는 optoTGFBRs를 만들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독일에 계신 Zhike 박사님과 공동연구를 통해서 modification하는 과정을 거쳐 지금의 optoTGFBRs가 될 수 있었습니다.
3. 연구를 통해 얻은 지혜를 후배들에게 들려주세요.
지혜라기 보다는 그 동안 연구를 진행해 오면서 제가 느낀 점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연구를 진행하다 보면 쏟아져 나오는 많은 논문들을 내 것으로 만드는 시간도 필요하고, 그와 더불어서 실험을 계획하고 진행해야 하는데, 원하는 것처럼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도 많습니다. 사실 이런 과정들이 처음 대학원을 들어오던 때의 패기나 열정만으로 견뎌내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학위를 계속해 나가고, 연구를 계속 진행함에 있어서 제일 필요한 것은 꾸준하게 내가 필요한 것들을 해 나갈 수 있는 지속력과 지구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지속력과 지구력을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항상 본인의 연구에 대한 흥미를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각자 지금의 상황에서 조금의 위트를 더한다면 학위 기간이 훨씬 수월해 질 수 있을 것입니다.
4. 나는 왜 생명과학자가 되었는가?
왜 학위를 시작했냐는 질문으로 바꿔 이해한다면 이렇게 답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텍스트로 안에서 갇혀있던 지식들이 실험 수업을 통해서 현실로 다가오자 매우 새롭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엄청난 실험을 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세포를 직접 분리해보고, 현미경을 통해서 내 눈앞에서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이 TV에서만 보던 연예인을 만난 것처럼 너무 생생하게 다가왔습니다. 지금 내가 어쩌면 보다 손쉽게 할 수 있는 이 실험과 교과서를 통해서 배울 수 있었던 이 사실들이 누군가가 밤을 지새우며 생각에 생각을 하고, 다른 이와 머리를 맞대고 토론을 하며, 여러 실험들을 통해서 밝혀내고 만들어낸 산물이라고 생각하니 뭔가 모를 희열이 느껴졌습니다. 언젠가 나도 내가 하는 일들도 저렇게 역사(생명과학의 역사)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5. 다른 하고 싶은 이야기
연구 이외에 말하고 싶은 것은 지금까지의 학위 기간을 함께 했고, 앞으로도 함께할 실험실 식구들에게 보내는 감사의 마음입니다. 처음에 실험실에 들어올 때, 교수님께서 우리 실험실의 장점이 실험실 사람들끼리의 관계를 매우 중요시하고, 서로 소통도 원활하게 잘 이루어지는 실험실이라고 말씀을 해주셨었는데, 지내오면서 그 말씀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실험부터 연구활동의 전반적인 것들을 가르쳐 준 사수오빠들과 여러 선배님들, 그리고 밑에서 실험실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제 자리에서 맡은 역할을 잘 해주는 후배님들에게 너무 고맙습니다. 저 역시 좋은 후배였는지 혹은 좋은 선배였는지 되짚어 보며, 앞으로 더 발전하는 연구자가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