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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에서 본 미래 Seeing into the Future

2017.10.17 10:40

윤수빈(16학번)

조회 수 724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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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윤수빈
한줄요약 평범한 생명과학과 진입생의 신변잡기: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KAIST 생명과학과에 진입한지 1년이 막 되어가는 학부 16학번 윤수빈입니다. 아직 전공과 관련된 지식은 많이 부족한 탓에 제가 생명과학과에 진입하게 된 과정과 그 연장선인 제가 그리고 있는 장래에 대해서 나눠보고 싶습니다.


어릴 적에 비상한 수학, 과학 실력을 보여 발굴되었을 많은 동기들과 달리 제가 과학자의 길을 꿈꾸게 된 계기는 일기를 특이하게 쓰는 습관 탓에 눈 여겨 보시던 담임 선생님의 추천을 받아 교육청 과학영재교육원을 다니면서부터 입니다. 다행히(?) 과학 잡지를 통해 주워 들은 바가 있었기에 영재원에 들어가는 관문도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책과 언어에 대한 큰 관심은 과학은 자연의 언어를 인간의 언어로 번역하는 과정이라는 생각과 만난 순간 과학으로 옮겨 붙었고, 그 뒤로도 자연과학 과정으로 고등학교 진학이라는 도화선을 거쳐서 KAIST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노트1.jpg


앞서 과학이 자연과 인간 사이의 하나의 중간 언어처럼 느껴졌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러나 모든 분야가 다 같은 언어는 아닙니다. 물리, 화학의 경우 수학처럼 논리의 아름다움을 담아 자연을 배려해주는 언어라면, 생명과학은 큼직한 분자들(macromolecules)과 엮인 생명 현상을 다뤄 투박하면서도 인간에게 친근하고 다정한 언어같았기에 더 정이 갔습니다. 이후 진로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참가한 다양한 활동(멘토링, 실험대회, 서울대영재센터 등)과 자발적인 학습(면역학 스터디 등)도 생명과학을 중점에 두었습니다. 첨부한 사진은 갑자기 떠오르는 물음표들을 담아둔 노트의 일부입니다. 여러 논제를 다루고 있으나 생명과학에 할애한 지면이 많다는 점이 특징이지요.


노트2.jpg


노트3.jpg



어째서인지 다들 믿어주지는 않습니다만 오랜 꿈이었던 생명과학과에 진학한 이후로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제가 다른 친구들과 비교해서 잘하는지 못하는지는 부차적인 문제이고, 당장 스스로의 역량이 증가한다는 사실만으로 기쁠 수 있다는 사실을 뛰어난 친구들 틈에서 범인(凡人)의 입장으로 공부하면서 배웠습니다. 가끔은 방대한 생명과학 전공 지식의 무게가 무겁게 느껴지는 날도 있지만 교양분관(24시간 개방하는 학습 공간)에서 목 늘어난 티셔츠를 입고, 책상에 빈 과자 봉지를 쌓아놓은 채로 지식의 검을 벼르고 있는 후배, 선배, 동기들의 모습을 보면 의지가 다시 차오르고는 합니다. 저도 다른 사람에게 이렇게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존재가 될 수 있도록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출발이 수식에 대한 사랑이 아닌 언어에 대한 관심이었기 때문일까요? 갖고 있는 궁금증들을 해결하기에는 제가 가진 과학적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항상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생명과학과의 전공 수업을 듣다가 몇 가지의 답을 찾기도 하고, 학부 학술회인 KUAABS 활동을 시작하면서 논문 실험 기법 공부를 통해 직접 답을 찾는 법에 대해 배우기도 했습니다. 얼마 전 KUAABS 세미나에서 vehicle control, sham surgery라는 표현이 등장했습니다. 논문에서 자주 등장하는 어휘인데 직접 검색해서 무슨 뜻인지 알고 나니, 나중에 저런 기법을 활용해서 실험을 설계하고, 궁금증을 내 손으로 직접 해결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더 커졌습니다. 혹시 이 글을 보고 계신 분들 중에도 해당 처리가 무엇을 말하는지 모르는 분이 계시다면 직접 찾아보시고 배움의 기쁨을 누려보시길 바랍니다.


학과를 넘나드는 수강에 대해 장벽이 없는 KAIST의 특수성 덕분에 전산학부 복수전공을 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진정한 ‘(프로그래밍)언어를 다루는 학문이기도 합니다. 막대한 크기의 생물학적 분석 데이터를 컴퓨터와의 소통을 통해 다듬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걸 세상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사용하고 싶습니다. 지금으로써는 범죄 수사에 사용되는 과학 분야를 통칭하는 법과학과 관련된 진로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건 멀리 볼 때 드리는 말씀이고, 사실 당장 할 일은 다음주에 있을 생화학 퀴즈준비와 이산구조 숙제하기 입니다. 먼저 동아리 정모부터 참석해야겠군요.

이렇게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생긴 덕분에 삶의 궤적을 되돌아 보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좋은 기회를 주신 생명과학과에게 감사드리며 이 글을 읽고 계신 모든 분들도 걸어오신 길에서, 앞으로 나아가실 길에서 모두 은은한 빛을 발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행복하세요!

 

추신1 – 제 노트에 적힌 궁금중 중 하나라도 답을 알고 계신 분들의 고견을 기다립니다. tardis@kaist.ac.kr
추신 2 – 세상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의 일환으로 대학교 기초 과목들에 대해 쉽게 설명하는 국문 자료를 뜻을 같이 해준 친구들과 함께 제작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http://blog.naver.com/hafs_snu


  1. 16학번 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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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김기송(15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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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김서영(15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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