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왜 생명과학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요?
고등학교
시절, ‘무엇이 우리를 인간으로 만드는가?(What makes us
human?) 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철학적,
인류학적 그리고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인간’에
대해서 쓴 책이 였는데, 각 분야의 전문가 마다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이 사뭇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저만의 대답을 찾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다가,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뇌’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학부 1학년 전공을 정할 때, 인간의 뇌에 대해서 깊게 공부할 수 있는 과가 무엇이 있을 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던 중, 친하게 진해는 카이스트 뇌과학 학술 동아리(KUNS) 선배를 통해, 최근 생명과학과에 신경과학을 전공하신 교수님들이
많이 부임하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생명과학과에 진학을 하게 되면, 기본적인 생명과학지식은 물론, 인간의 ‘뇌’에 대해 깊이 알 수 있을 것 같아 생명과학과로 진학하기로 결심했습니다.
2. 기억에 남는 생명현상을 한가지만 소개해주세요
음, 이것이 생명현상이라 불릴 수 있는지 과연 모르겠지만, 저는 인간이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신기합니다. 뉴런이라는 인간의 세포가 얽히고 섥혀, 시시각각 전기 신호를 내는 것인데 그것이 ‘생각’이라는 형체를 알 수 없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너무 신기합니다.
3. 언급한 생명현상에 대해 가지고 계신 가설을 말해 주세요.
인간이 어떻게 생각을 하는가?는 ‘생각’을 정의하는 방법에 따라 다른 가설들이 생길 수 있다고 해요. 예를
들어, 우리가 어떠한 경험을 떠올리는 것 (과거에 있었던
시각, 청각, 후각 등 다양한 감각들을 다시금 불러오는 것) 역시 생각이고, 나는 커서 무엇이 될까? 같이 형체가 없는 질문 역시 생각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요즘에는
‘메타인지(metacognition)’이라고 해서, 생각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는 것도 연구되고 있다고 해요. 따라서
이 ‘생각’의 종류에 따라서, 뇌가 작동하는 부위, 메커니즘 역시 모두 다르겠죠.
4. 가지고 계신 가설을 어떤 실험적인 방법들로 증명할 수 있을까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ㅎㅎ . 인간의
뇌에 대해서 지금 molecular, cellular, synapse, circuit, cognitive,
behavior등 서로 다른 분야의 대가분들께서 연구하고 계시는데, 한 관점에서만 연구하지
않고, 각각의 level에서 연구한 결과들을 top-down 혹은 botton-up으로 연결시킨다면, 인간의 뇌와 생각의 기저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알 수 있지 않을 까 싶습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인간의 뇌를 비침습적이면서 공간적, 시간적 해상도가 높은 기술이 먼저 개발 되어야할 것 같습니다.
5. 개별/졸업연구에서 진행한 실험의 내용과 의미를 설명해 주세요. 또는 배웠던 내용중 가장 기억에 남는 흥미 있는 내용을 말해 주세요.
저는 생명과학과에서는 서성배 교수님 연구실에서 학부 1학년 때, 6개월 정도 있었습니다. 그 때,
쥐를 starvation을 시킨 후, L-glucose와
D-glucose 중 어떤 glucose에 쥐가 preference를 보이는 지에 대해서 밝히는 행동 실험을 도왔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때, 학부 1학년이기도 했고, 쥐를 이용한 행동 실험을 처음하였기 때문에, 이 실험이 가지는 ‘과학적인 의미’를 논하기에는 제가 너무 미숙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 개인적으로 이때의 실험실 경험은 특별합니다. 실험실에
계시던 사수님께서 실험 방법을 차근차근 알려주시며, 실험을 기다리는 동안 뇌에 대해서 서로 궁금한 것들이나
최근 연구 동향 등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제가 학부 공부를 하면서도 수동적으로 공부하지 않고 계속
질문을 던지며 능동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밑걸음이 되주었던 것 같습니다.
6. 학과/실험실 생활 또는 연구/공부
과정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해주세요.
학과 생활을 해놓으면 빼놓을 수 없는게 저랑 친한 과 친구들인 ‘과방충’ 친구들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생명과 2학년 전필과목들이 되게 이해 해야할 내용도, 외워야 할 내용도 많아
공부하는 데 꽤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같은 학번 동기들이 기초과학동에 있는 생명과학과 과방에
모여서 하나 둘 씩 공부하기 시작했는데, 이 때 서로 도움을 주고 받은 것이 계기가 되어 스터디 모임이
되었습니다. 우리끼리는 맨날 ‘과방’에 있는다 해서 ‘과방충’이라고
불렀습니다 ㅎㅎ. 스터디를 만들자! 해서 만들어진 모임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친구들이 공부할 장소를 찾다가 생명과 과방으로 모이고, 그것이 인연이 된 것이죠 ㅎㅎ. 2학년 전필 때와는 다르게 3학년이 되어서는 서로 관심분야가 달라 이제는 스터디보다는 친목 모임에 가깝지만, 대학생활 소중한 인연을 만나게 된 기분 좋은 에피소드입니다.
7. 다른 하고 싶은 이야기 – 생명과학과의 장점
제가 생각한 생명과학과의 가장 좋은 점은 ‘답’이 아니라 ‘질문’을 배우는
과라는 것입니다. 전공필수 과목이 지나고 전공 선택과목을 듣게 되면,
교과서로 수업을 하기 보다는 주로 논문을 이용해서 수업을 하게 됩니다. 때문에 교과서에
있는 내용을 외우며 수동적으로 받아드리기 보다는, 논문을 읽으며, 논문의
저자처럼 생각하고 질문하는 방법을 차근 차근히 배우게 됩니다. 생명과학과를 졸업하는 대부분이 연구자의 길을 걸을 것이고, 생명과학이라는 학문이 빠르게 변하는 학문이기 때문에 이런 능동적인 공부방법이 미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