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왜 생명과학과에 진학했나요?
원래는 대학에 입학하면 화학과에 진학하려 했을 정도로 고등학생 시절에는 화학공부에 열성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입시공부 차원으로 고등학교 생명과학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면서 모든 게 바뀌었습니다. 책은 굉장히 재미있었고 이런 내용도 있었나 싶었을 정도로 흥미로웠습니다. DNA cloning등 수록된 실험들도 직접 해보고 싶었습니다. 결정적으로는 졸업학기에 들었던 생명과학 수업이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기초적인 인체생리 및 유전학을 가르치셨고, 그 수업에서 여러 생명현상의 메커니즘과 인체에 투여할 수액의 농도 계산법, 이중교차 등을 배웠습니다.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정말 재미있었고 어쩌면 생명과학이 저랑 맞을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수업 내용들은 교과서에 없었고, 선생님은 생명과에 진학하면 더 많은 내용을 접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마침 생명과학에 흥미를 느끼고 있을 때여서 그 말씀은 더 와 닿았고 이 모든 게 합쳐져 제가 생명과학과에 진학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 기억에 남는 생명현상을 한가지만 소개해주세요
작년 여름에 김찬혁 교수님 랩에서 개별연구를 진행했는데, 교수님께서 설명해주신 내용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바로 CAR-T Cell 을 이용한 면역치료인데, 이 치료법은 충분히 암세포를 죽일 수 있는 능력을 가졌음에도 암세포 표면의 항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서 암이 번져도 별다른 일을 할 수 없는 기존의 T Cell에 특수한 항원 수용체를 달아주어 T cell이 효율적, 선택적으로 암세포를 찾아 제거할 수 있도록 만드는 기술입니다. 교수님께서는 T Cell이 그 어떤 항암제보다 좋은 치료제인데, 단지 작용을 잘 못할 뿐이라고 말씀하시면서 암세포가 CAR-T Cell에 의해 죽어나가는 영상을 보여주셨는데, 실로 놀라웠습니다.
3. 언급한 생명현상에 대해 가지고 계신 가설을 말해 주세요.
제가 아직 공부가 부족하고 생명현상에 대한 식견이 부족하여 그럴싸한 가설을 세우기 힘듭니다…
4. 가지고 계신 가설을 어떤 실험적인 방법들로 증명할 수 있을까요?
이 역시 제가 아직 공부가 부족하고 생명현상에 대한 식견이 부족하여 합리적인 방법을 제시하기 어렵습니다…
5. 개별/졸업연구에서 진행한 실험의 내용과 의미를 설명해 주세요. 또는 배웠던 내용중 가장 기억에 남는 흥미있는 내용을 말해 주세요.
아직 학과에 진입한지 1년 밖에 되지 않아 배운 건 많이 없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은 효소학 시간에 배웠던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을 알아내는 방법 중 하나인 edman degradation을 이용한 분석법입니다. 생화학을 공부하면서 어떻게 하면 큰 단백질의 서열을 알아낼 수 있는가 항상 궁금했었는데 이렇게 간단하고 우아하게 찾아낼 수 있다니 (물론 발견 과정은 결코 간단하고 우아하지 않았음이 분명하겠지만) 정말 놀라웠습니다. 과거 요즘과 같은 첨단 장비가 부족하던 시절 이렇게 단백질의 화학적 특성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창의적으로 서열을 알아냈던 것은 실로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6. 학과/실험실 생활 또는 연구/공부 과정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해주세요
작년 여름에 개별연구를 진행했던 랩은 특정 병원과 협력을 하여 사람의 혈액을 받아서 실험에 사용하곤 했습니다. 사실 이제 와서 보면 별게 아닌데 왜 그땐 따뜻하게 수송된 혈액이 그렇게 흥미로웠는지 모르겠습니다. 랩에서는 그 혈액에서 단핵세포(PBMC)를 비롯한 실험에 필요한 여러가지 세포를 분리해 내었는데, 아주 길고 지루한 시간의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인상깊었던 건 긴 과정의 결과였는데, (이것도 사실 별게 아닌데) 나이 많은 사람의 혈액에는 층이 하나 더 생기는 것이었습니다. 사수님은 이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지방이라며 나이가 들수록 (또는 건강 문제로) 혈액 속의 지질 양이 늘어나서 젊은 사람의 혈액과 다르게 지질 층이 하나 더 생기는 것이라고 말씀했고, 이 층 때문에 원하는 세포만 뽑아낼 때 조금 방해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샘플마다 같아 보여도 개별적 특성에 따라 세심하게 고려하는 것이 정말 인상깊었습니다.
7. 다른 하고 싶은 이야기
적성에 맞거나 생명과학에 재미만 붙이면 생명과학과 만한 과도 없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