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er: 15학번 배서희 학생기자]
저는 생명과학과는 복수전공하고 있고, 수리과학과 물리학을 같이 공부중입니다. 앞으로는 수리과학과 대학원에 진학해 수학을 더 심도있게 공부할 예정입니다. 현재는 위상 수학과 미분방정식 쪽 연구에 관심 있습니다.
현재 관심 있는 분야는 수리과학쪽이라 말씀하셨는데, 생명과학은 어떤 이유에서 여전히 공부하고 계시나요?
생명과학은 고등학교때 연이 닿아 꾸준히 공부를 해왔습니다. 대학 와서는 여전히 관심 있는데 굳이 공부하지 않을 이유는 없어보여 계속 공부하게 되었고요. 수학하다 머리 아플때 머리 식힐겸 교양 쌓는 느낌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수학이랑 생명과학 전혀 달라 보이는 학문인데 이 두 학문 모두에 눈길이 간다는 사실이 상당히 신선하네요. 두 학문의 어떤 면에 본인 스스로가 끌리는것 같나요? 공통된 면모가 있을까요?
생물은 더 많은 지식을 얻어가고 교양을 쌓아간다는 느낌이 마음에 들었고, 수학은 문제 푸는걸 좋아하기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공통된 면모.. 사실 저는 두 학문을 별개로 보고 있습니다. 대학에 들어오고 둘 모두를 공부하기 시작했을 당시에는 둘 사이의 연관성과 이에서 비롯된 시너지 효과 등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긴 했습니다만, 지금은 그런 연결고리를 찾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 사실이 이 둘을 공부하지 않을 이유가 되진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각각의 학문이 가진 서로 다른 면모를 존중하고 재미있게 공부하고 있습니다.
일부러 연결고리를 만드려 노력하지는 않으셨다는 말씀이신가요?
네. 사실 수리과학과에는 수리생물학 연구하는 실험실도 있고, 저도 물론 만일 제가 연구하는 내용이 생물 모델링 등에 사용될 수 있다면, 기쁜 마음으로 연구에 임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지금 특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수학 세부분야는 수리생물학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제 관심 분야와 생명과학 사이에서 억지로 연관성을 찾으려 하진 않았습니다. 만일 기회가 생긴다면 연구 해보고 싶습니다.
올해로 4년째 생명과학과 수업들으시면서 본인이 느끼기에 어떤 수업이 가장 인상깊었나요?
저는 “동물행동학” 수업을 가장 인상깊게 들었습니다. 물론 생명과학과 과목들은 과 특성상 외워야할 내용이 상당히 많고, 동물행동학도 이에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여타 다른 과목에서는 두드러지게 보이지 않았던 추론이나 논리적 사고를 쓰는 접근방식이 잘 묻어나 있는 수업이었습니다. 생명과 수업에서 이런 접근방식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수업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물론 그렇게 공부를 할 수도 있지만 보통 교과서에 그런 사고 방식이 두드러지게 보이지는 않는데, 그 과목은 공부를 하는 매 순간 순간 왜 진화적인 원리가 이런 현상을 만들었나 이런걸 추론하는 것을 기반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다른 과목들과 구별되는 특징이 있었죠.
가설을 세우고 가설을 검증하고, 논리적으로 연결고리를 찾는 그런 과정들, 즉, 수학 증명과정 중 이용하는 논리의 흐름과 비슷한 그런 사고 구조를 도입했다는 면에서 매력을 느꼈다는 거죠?
네, 그런 면이 재미있었어요.
앞으로 생명과학과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얼마 남지 않은걸로 알고 있는데, ‘학부 졸업 전에 공부를 하고 싶다’, ‘이런 과목은 개설 되었으면 좋겠다' 하는 수업이 있을까요?
구조생물학 수업을 듣고 싶습니다. 사실 학부생 입장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분야라 공부를 하지 못했는데, 연구하시는 분들이 조금 풀어서 설명해주신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또, 우리학교에 매크로 바이올로지 수업이 많지 않은 점이 아쉬웠습니다. 유전학이나 분자생물학, 뇌과학쪽 수업은 많은 편인데, 매크로 바이올로지 수업은 다른 학교의 생명과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느꼈습니다. 그런 쪽 수업을 좀 더 개설해주시면 학생들이 야외실습도 하면서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남은 학부 기간동안 우리 학과에서 얻어가고 싶은게 있다면 어떤게 있을까요?
생명과학은 아마 제 인생에 있어서 지금의 학부 수준의 공부가 마지막이 될 듯 싶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살면서 가끔씩 필요한 순간에 써먹을 수 있을 정도로 지금 더 배워두고 싶습니다. 남은 기간동안, 동기들이랑 재밌게 수업 듣고 학부 잘 마무리하고 지식적인 면을 조금 더 다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