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er: 16학번 윤현주 학생기자]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캐나다에서 온 16학번
김서현이라고 합니다.
Q 카이스트 생명과학과에 진학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고등학생 때 생물을 가장 좋아했어요. 제가 다닌 대전외국인학교에서는
미국 교육과정을 따라 11학년이 되면 자신이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싶은 3가지 과목을 선택해요. 저는 그 중 하나로 생명과학을 선택하여 개별
프로젝트를 수행했었어요. 개별 프로젝트는 학생이 직접 연구 주제를 정해 탐구하고 논문을 쓰는 활동인데, 저는 ‘김치의 유산균이 만들어내는 박테리오신의 항균작용효과’에 대해 연구했어요. 처음으로 혼자 연구를 하며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선생님과 학교의 도움으로 잘 마칠 수 있었어요. 이 활동을 하면서 생명과학 연구가 재미있고 저와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제가 카이스트에 올 줄 꿈에도 몰랐어요. 입시상담 선생님께서
카이스트 지원을 권하셨을 때 제가 한 첫 마디는 “제가 할 수 있어요?”
였어요. 저희 고등학교에서 카이스트에 진학한 선례가 없기도 했고, 저는 완벽한 이과생이 아니었거든요. 심화 과정으로 골랐던 과목이
수학, 생물 그리고 문학이어서 카이스트에 합격하기엔 애매하다고 생각했어요. 게다가 국적도 캐나다여서 외국인을 뽑아줄까 싶었죠.
하지만 입시 상담 선생님의 도움으로 지원하게 되었고 결국 합격했어요. 카이스트에
진학해 잘 할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학비가 저렴하다는 장점과, 제가 좋아하는 생명과학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점에 이끌려 입학하게 되었어요.
Q 카이스트 생활을 하며 힘들었던 점이 있나요?
저는 한국인으로 태어났지만 국적이 캐나다로 외국인이에요. 한국인과
외국인 사이의 애매한 입장 때문에 입학하고 학교에 적응하기 힘들었어요. 외국인을 위한 이벤트가 있어도, 저와는 문화적으로 잘 맞지 않았어요. 오히려 문화적으로는 한국인
후기생들과 비슷했죠. 하지만 공식적으로 한국인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인 후기생을 위한 OT나 술자리 등 이벤트에 참여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다른 한국인
후기생 친구들과 친해지고 싶어도 기회가 별로 없었어요. 새터반 친구들과도 별로 친하지 않아 입학 첫
학기는 외롭고 힘들었어요.
하지만 ‘여섯줄’이라는
음악 동아리 활동을 하며 나아졌어요. 처음에는 한국 문화에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계속 활동하면서 정도
많이 들고 마음이 잘 맞는 친구들을 사귀게 되었어요. 덩달아 한국어도 많이 늘었고, 유행어나 유행 문화를 배울 수 있어서 좋아요.
Q 작년 겨울부터 개별연구를 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개별연구에 대해 소개 해주세요.
서성배 교수님의 실험실에서 초파리를 이용한 nutrient sensor에
대해 연구하고 있어요. 동물이 짠맛을 선호하면, 짠맛을 인지하고
짠 음식을 더 먹잖아요, 그런데 짠맛을 못 느끼도록 짠맛을 감지하는 신경세포를 억제시켜도 짠 음식을
더 먹는 현상을 발견했어요. 이에 대해, 소금, 즉 나트륨 이온과 염화 이온이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이온이기 때문에 계속 섭취하려 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가설을
세웠어요. 따라서 나트륨 이온을 맛이 아닌 영양분으로 감지하고, 더
먹게 하는 nutrient sensor가 있는지 찾아보고 있어요.
저희 랩이 생명과 랩 중에서 가장 규모가 작아요. 그래서 직접 실험에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 배우는 것도 많아요. 최근에는 교수님의 권유로 랩 미팅 때 실험결과 발표를
맡기도 했어요.
Q URP도 동시에 진행하시죠?
URP는 어떤 내용인가요?
URP에서는 한약의 식욕억제 성분이 정말 효과가 있는지 쥐를 통해
알아보려고 해요. 요즘에는 성분을 고농도로 추출해 농도에 따른 쥐의 행동 변화를 확인할 계획이에요. 정말 식욕억제 효과가 있다면 비만으로 걱정인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Q 하시는 일이 많은 것 같아요. 학교
생활에 만족 하시나요?
학업과 동시에 개별연구와 URP, 그리고 동아리 활동을 모두 하고
있어 바쁘긴 해요. 하지만 모두 다 제가 좋아서,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힘들지만 열심히 하고 있어요. 원하는 걸 할 수 있어서 학교 생활에 만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