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er: 홍유진 학생기자]
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생명과학과에 재학 중인 15학번 박상아입니다. 바이오및뇌공학과에서 복수전공을 하고 있어요.
2. 지난 학기에 교환학생 파견을 다녀오셨다고 들었는데, 어떤 학교에 다녀오셨는지 소개해주세요!
스웨덴 스톡홀름에 있는 KTH 왕립공과대학교에 다녀왔어요. 왕립이고 공과대학이라는 점에서 카이스트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3. 어떤 계기로 교환학생 지원을 하게 되신 건가요?
원래는 교환학생으로 가고 싶은 생각이 없었는데, 그 당시에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어요. 학교 안에서 매일 같은 일상을 반복하는 게 답답했고, 좋아서 시작한 생명과학인데 시험과 과제들에 쫓기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새로운
환경에서 스스로 뭔가를 하고 싶어서 교환학생으로 지원했어요.
4. KTH를 선택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일단 유럽권에 있는 학교에 가고 싶었어요. 완전히 다른 문화권이고
영어를 잘 사용하기 때문이죠. 미국은 영어를 사용하긴 하지만 학기가 빡빡해서 카이스트 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 중에서도 북유럽이 치안이 좋을 뿐만 아니라 영어 사용에 문제도 없고, 여유 있고 무언가에 치이지 않으면서 생활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5. KTH에서 어떤 과목들을 수강했나요?
유전학과 면역학, 스웨덴어 수업을 신청했었는데 사실 제대로 들은 건
유전학뿐이에요. 면역학은 프랑스인 교수님께서 수업을 하셨는데 프랑스식 영어 발음이 알아듣기 정말 어려웠어요.
6. 카이스트에서 들었던 수업들과 어떤 점이 달랐나요?
가장 다르다고 생각되는 점은 교수님을 teacher, 또는 이름으로
부른다는 것입니다. 학생들과 교수님들 사이의 평등을 중시해서 그런 건데, 정말 신기했어요.
그리고
카이스트 생명과학과에서 열리는 유전학 수업과 제가 들은 유전학 수업을 비교하자면, 수업 방식에 차이가
있었어요. 박찬규 교수님께서는 동영상을 많이 보여주시고 수업 때 그 영상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신다고
들었는데, 제가 들은 수업에서는 교수님께서 수업 범위 전체가 아니라 범위 안에서 특정 내용들만 설명하셨고 2주에 한 번 세미나를 진행했어요. 교수님께서 뉴스 기사 등의 자료를
미리 나누어주시면 미리 읽고 세미나 시간에 같이 토론을 하는 방식이었는데, 기사와 토론을 통해 책에서
배웠던 내용들이 어떻게 쓰이는지를 알게 되니까 이 시간이 정말 재미있었어요. 또한, 시험을 보는 방식도 많이 달랐어요. 시험에서 뭐가 나오는지 모르고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시험 문제를 이 안에서 내겠다 하는 문제 리스트를 주셔서 시험 전엔 그 문제들만 풀어보면 됐어요. 이건 모든 과목에 대한 시험이 이렇게 진행되었어요.
7. 교환학생 생활 중에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같은 기숙사에 살았던 친구들과 어울렸던 것이 기억에 남아요. 저는 부엌을 다른 방 친구들과 공동으로 쓰는 기숙사에서 살았는데, 같이 공용 부엌에서 요리해서 먹고, 나가서 오로라를 보고, 아이스링크장에도 놀러가고, 아이슬란드 여행도 가는 등 그 친구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거든요. 공용 부엌에서 성매매 합법화, 세계 2차대전 등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어요. 지금도 그 친구들과 연락하며 지내고 있어요. KTH에 가기 전, 봄학기에 카이스트에 교환학생으로 왔던 KTH 출신 친구를 만났던 것도 기억에 남아요. 암생물학 수업을 같이 들었던 친구인데, KTH에서 면역학을 들으며 또 만나게 되었어요. 그 친구는 석사과정을 끝내고 박사과정을 영국에서 하려고 면접을 보러 런던에 왔다갔다하고 있었는데, 유럽 내에서는 자유롭게 학교를 옮길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8. 교환학생으로서 학교 생활 하는 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시험에서 영어로 서술을 해야 한다는 것이 어려웠어요. 수업을 듣고
토론을 할 때는 문제가 없었는데, definition 같은 것을 영어로 그대로 쓰려니 어렵더라고요. (웃음)
9. 교환학생 관련해서 생명과학과 학우들에게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교환을 다녀오게 되면 듣고 싶었던 과목을 들을 수 없게 되고 수업을 듣는 데 있어 계획이 꼬일
수 있어요. 개별연구를 한 연구실에서 오래 하다가 교환을 다녀오니 그 랩에서 TO가 밀려있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이러한 점이 신경 쓰일 수도 있지만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쉬고 싶긴 한데, 마냥 놀고 싶은 게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서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가지고 진로 고민을 하고 싶다면 교환학생 생활을
통해 잠시 눈을 돌리는 것이 정말 좋다고 생각해요. 저는 운이 좋게도 스웨덴에서 진로에 대한 경험을
많이 했어요. 스칸디나비아 한인과학기술자 협회와 NRF 스웨덴
지부를 통해 카이스트 선배를 만나 이야기도 들었고, 2017 노벨상 시상 강연도 들었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다 보니, 국내에 있을 때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길도 보이고 선택할 수 있는 길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어 진로 면에서 고민 해결이 많이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