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성 또는 불응성 B세포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인 소아청소년 환자 약 5명 모집 예정
서울대병원(원장 김연수)이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이하 CAR-T) 치료제의 임상 1상 시험에 본격 돌입했다.
4일 서울대병원 등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이 ‘소아청소년 급성림프구성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병원생산 CAR-T 치료제 임상 1상 시험’과 관련한 환자 모집을 일부 완료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서울대병원 연구진은 만 25세 이하 재발성 또는 불응성 B세포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 약 5명을 모집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CAR-T 치료제를 단회 투여하고 12개월 간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할 예정이다. 이 연구 책임자는 강형진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다. 국내 병원이 자체적으로 CAR-T 치료제를 생산해 임상연구를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최초라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이란 혈액과 골수 내 림프구 계통 세포에서 발생하는 혈액암이다. 3~5세의 소아나, 60세 이상의 노인에서 많이 발생한다. 소아의 경우 현재의 표준 치료법으로 70~80%에서 완치될 수 있지만, 성인의 경우 30~40%의 환자만이 장기 생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부 환자에서는 항암 화학 요법이나 조혈모 세포 이식 등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번 임상시험에서는 이처럼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 후 재발하거나 2번의 표준 항암 화학 요법에도 불구하고 일명 ‘완치’라고 표현하는 ‘완전 관해’에 도달하지 못한 환자 등이 포함된다. 통상적인 치료법이 통하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수요가 높은 환자들이 대상인 셈이다.
이번 시험에서 치료제는 무상으로 제공된다. CAR-T와 같은 새로운 치료제가 시급했던 환자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CAR-T 치료제는 국내에서 허가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데다 가격이 비싸 접근성이 좋지 않았다.
CAR-T 치료제가 처음 도입됐을 때, 이 치료제는 일명 ‘꿈의 항암제’로 불리기도 했다. 예후가 좋지 않은 말기 혈액암 환자의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시험 결과 나타났기 때문이다. 환자 몸속에서 면역 관련 세포인 T세포를 추출, 조작해 환자 몸에 다시 주입하는 다소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다국적제약사 노바티스가 개발한 CAR-T 치료제 ‘킴리아’는 CAR-T 치료제로는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2017년 허가를 받았다. 한국에선 이보다 약 4년이 지난 2021년 3월 허가를 획득했다. 치료제 값은 5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약은 급여 적용이 되지 않으나, 급여 적용과 관련해 꾸준히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임상에 돌입한 CAR-T 치료제는 김찬혁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큐로셀에 기술이전한 'CRC01'다. 김 교수는 큐로셀의 공동 창업자이기도 하다. 이 치료제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재발성, 불응성인 미만성 거대 B세포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상 시험을 했으며, 지난해 4월 첫 환자에게 치료제가 투여됐다.
서울대병원은 향후 국내 연구자들이 개발한 CAR-T들이 환자들에게 쉽게 적용될 수 있도록 병원 자산을 활용해 ‘GMP생산-전임상시험-임상시험’까지 한꺼번에 진행할 수 있는 ‘CAR-T 개발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별개로 현재 개발하고 있는 치료제를 기업에 기술이전할 가능성도 있다. 후기 임상까지 끌고 가기엔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측은 “현재 임상시험 중”이라면서 “(기술이전 계획에 대해서는) 답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윤선 기자 / yskk@ceoscor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