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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연구진,

기억이 만들어지는 원리 최초로 규명했다

 

지난 5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의료장비전시회에서 한 관람객이 인간 뇌 모형이 전시된 곳을 지나가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5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의료장비전시회에서 한 관람객이 인간 뇌 모형이 전시된 곳을 지나가고 있다. [EPA=연합뉴스]

 너무도 당연한 듯해서 이상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일 수도 있다. 기억은 어떻게 형성되는 걸까. 어제 저녁 식사메뉴가 생각나지 않을 수도 있고, 수십년 전 어린 시절의 추억이 여전히 그림처럼 생생하게 남을 수도 있다. 각종 정보를 전기신호를 통해 하드디스크나 반도체에 저장하는 컴퓨터라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정이레 박사 등 생명과학과 한진희 교수팀
연구결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
"추가 연구 통해 치매 치료 단서 발굴 기대"

국내 연구진이 기억을 형성하는 원리를 최초로 규명했다.  KAIST는 한진희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무수히 많은 뉴런과 이들 사이의 시냅스 연결로 구성된 복잡한 신경 네트워크에서 기억을 인코딩하는 뉴런이 선택되는 근본 원리를 규명했다고 13일 밝혔다. KAIST 생명과학과 정이레 박사(박사후연구원)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6월 24일자로 게재됐다.                         

 

시냅스 강도 조절 메커니즘에 의한 기억 저장 뉴런 선택을 설명한 그림. [그림 KAIST]

 

시냅스 강도 조절 메커니즘에 의한 기억 저장 뉴런 선택을 설명한 그림. [그림 KAIST]

과거의 경험은 기억이라는 형태로 뇌에 저장되고 나중에 불러오게 된다. 이런 기억은 뇌 전체에 걸쳐 극히 적은 수의 뉴런들에 인코딩되고 저장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뉴런들이 미리 정해져 있는 것인지, 아니면 어떤 원리에 의해 선택되는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이 질문을 해결하는 것은 신경과학의 미해결 난제 중 하나인 기억이 뇌에서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규명하는 것으로서, 학문적으로 매우 중요할 뿐만 아니라 치매를 치료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기 때문에 막대한 사회, 경제적 파급 효과가 있다.
 

반세기 훨씬 이전에 캐나다의 신경심리학자 도널드 올딩 헤브는 그의 유명한 저서인 ‘행동의 조직화(The Organization of Behavior)’ (1949) 에서 두 뉴런이 시간 상으로 동시에 활성화되면 이 두 뉴런 사이의 시냅스 연결이 강화될 것이라는 ‘시냅스 가소성’(synaptic plasticity) 아이디어를 제시했고, 이후 실험을 통해 학습으로 특정 시냅스에서 실제로 장기 강화(long-term potentiation)가 일어난다는 것이 증명됐다. 이 발견 이후, 장기강화가 기억의 핵심 메커니즘으로 생각돼 왔다. 하지만, 이 장기강화가 기억을 인코딩하는 뉴런을 어떻게 결정하는지 지금까지 규명된 적이 없었다.

서로 강하게 연결된 뉴런 집합체 형성을 통한 기억형성을 설명하는 그림. [그림 KAIST]

서로 강하게 연결된 뉴런 집합체 형성을 통한 기억형성을 설명하는 그림. [그림 KAIST]

 

이번 연구에서는 이를 규명하기 위해 실험쥐의 뇌 편도체 부위에서 자연적인 학습 조건에서 장기강화가 발생하지 않는 시냅스를 광유전학 기술을 이용해서 특정 패턴으로 자극함으로써 인위적으로 그 시냅스 연결을 강하게 만들거나 혹은 약하게 조작하고 이때 기억을 인코딩하는 뉴런이 달라지는지 연구팀은 조사했다.

 

먼저, 생쥐가 공포스런 경험을 하기 전에 이 시냅스를 미리 자극해서 장기강화가 일어나게 했을 때, 원래는 기억과 상관없었던 이 시냅스에 기억이 인코딩되고 장기강화가 일어난 뉴런이 주변 다른 뉴런에 비해 매우 높은 확률로 선택적으로 기억 인코딩에 참여함을 발견했다. 하지만, 학습하고 난 바로 직후에 이 시냅스를 다시 광유전학 기술로 인위적으로 자극해서 이 시냅스 연결을 약하게 했을 때 더는 이 시냅스와 뉴런에 기억이 인코딩되지 않는 결과를 얻었다.
 

KAIST 생명공학과 정이레 박사

KAIST 생명공학과 정이레 박사

반대로, 정상적으로 생쥐가 공포스런 경험을 하고 난 바로 직후에 장기강화 자극을 통해 이 시냅스 연결을 인위적으로 강하게 했을 때 놀랍게도 장기강화를 조작해준 이 시냅스에 공포 기억이 인코딩되고 주변 다른 뉴런들에 비해 장기강화를 발생시킨 이 뉴런에 선택적으로 인코딩됨을 확인했다. 이런 결과는 시냅스 강도를 인위적으로 조작했을 때 기억 자체는 변하지 않지만, 그 기억을 인코딩하는 뉴런이 변경됨을 증명한 것이다.
  
한진희 교수는 “장기강화에 의해 뉴런들 사이에서 새로운 연결패턴이 만들어지고 이를 통해 경험과 연관된 특이적인 세포 집합체가 뇌에서 새롭게 만들어진다”며 “이렇게 강하게 서로 연결된 뉴런들의 형성이 뇌에서 기억이 형성되는 원리임을 규명한 것”이라고 이번 연구 결과를 설명했다. 한 교수는 "기억 형성 과정에 대한 증진된 이해를 기반으로 기억 형성 과정에 이상이 생긴 정신 질환인 치매나 조현병의 치료법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중앙일보] KAIST 연구진, 기억이 만들어지는 원리 최초로 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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