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KAIST 생명과학과 교수(맨 오른쪽)와 팀원들. /KAIST 제공
국내 연구진이 뇌 속에서 인지기능을 향상시키는 물질을 발견했다. 치매와 같은 인지기능장애의 치료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승희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치매 환자의 뇌척수액(뇌와 척수를 순환하는 무색투명한 액체)에서 '소마토스타틴'이라는 물질이 크게 감소한다는 점에 주목, 소마토스타틴이 인지기능을 향상시킨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23일 밝혔다.
원래 소마토스타틴은 성장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호르몬으로 알려져있다. 성장호르몬이 지나치게 분비돼 생기는 말단비대증을 막는 역할을 한다. 또 당뇨병과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소마토스타틴은 뇌와 뇌척수액에도 존재하는데, 치매 환자의 경우 이 물질이 현저히 줄어든다. 학계는 소마토스타틴이 뇌의 인지기능에 영향을 미친다고 추정해왔지만, 그 기능이 명확히 밝혀진 바는 없었다.
이 교수 연구팀은 실험쥐의 뇌척수액에 소마토스타틴을 직접 주입한 후 쥐의 인지기능을 관찰했다. 그 결과 시각정보와 관련한 인지기능이 현저히 증가함을 발견했다.
소마토스타틴은 뇌에서 직접 만들어질 뿐 아니라 독성이없어 뇌와 뇌척수액에 안전하게 주입할 수도 있다. 때문에 치매 같은 인지기능장애를 치료하는 데도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이승희 교수는 "이번 연구는 두뇌 기능을 높이고, 뇌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약물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22일자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