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생명과학과동창회
  • News & Events
  • News

News

“뇌의 본능적 욕구 참고 기다리는 아이, 사회적으로 성공”

 

김대수 KAIST 교수는 “나의 뇌를 알고 내가 원하는 대로 뇌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자녀교육에서도 뇌훈련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상선 기자

김대수 KAIST 교수는 “나의 뇌를 알고 내가 원하는 대로 뇌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자녀교육에서도 뇌훈련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상선 기자

뇌과학자인 김대수(52) KAIST 생명과학과 교수는 초등학생 시절 공부 못하는 아이였다. 행동 원인을 유전자 관점에서 연구하는 행동유전학의 권위자인 지금의 그를 보면 상상하기 어려운 이야기다.

달라진 비결이 뭘까. 김 교수는 “지금의 모습이 될 때까지 기다려준 사람들이 있어서”라고 요약했다. 문제아로 낙인찍지 않고 실수를 용서해 주고 스스로 고칠 수 있도록 기다려준 부모님과 이웃들이 있어서란 뜻이다.

“뇌에 문제가 있었는지 제 물건을 건드리면 순간적으로 친구를 치고 그랬어요. 한 번은 친구 어머니가 집으로 불러 음식을 대접해 주면서 ‘대수야, 우리 아이가 너한테 맞은 이후로 이불에 코피를 쏟는 일이 많구나. 내가 마음이 아프다’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게 가슴에 와 닿았어요.” 그는 그 후 누군가를 때리지 않았다. 노트 필기를 안 하던 그를 위해 반 친구네 집에 가서 직접 필기를 해 오신 어머니를 보고도 느낀 게 많았다.

뇌과학자가 된 후 그는 어린 시절 ‘문제성 행동’에 대해 뇌과학적으로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 그는 “완성되기 전의 뇌는 필요하지 않은 신호를 만들어내는데 그 신호에 반응하다 보면 이상한 근육 반응이나 행동이 만들어진다. 아이들이 선생님께서 숙제를 내주는 순간에 엉뚱한 대상에 집중하거나, 저명인사들이 본능적 실수를 하고 범죄에 연루되는 것도 뇌가 보낸 신호를 추종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학교폭력, 성폭력 등이 단지 뇌가 성욕, 공격욕을 만들기 때문에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욕구를 충족시킬 ‘때’를 잘못 선택한 결과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뇌엔 이러한 신호를 관찰하는 ‘의식’이 있는데 우리가 스스로 ‘본능의 신호’를 의식하면, 본능의 신호만을 따라 행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이 ‘기다리기’와 ‘욕망의 승화’다. 마시멜로를 먹고 싶은 충동을 참는 실험에서 인내심을 발휘한 아이들이 15년 뒤 사회적, 학업적으로 성공했다는 스탠퍼드대 연구결과도 있다. 그들은 마시멜로를 쳐다보지 않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책상을 발로 차는 행동을 했다. “욕구의 채널을 다른 방향으로 돌려 다른 곳에 몰입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던 것”이라고 김 교수는 분석한다.

그는 “기다리기는 부모에게도 적용된다”고 했다. 아이의 문제 행동에 화내며 비난하기보다 아이가 직접 그 상황이 잘못됐음을 느끼도록 진지하게 부모의 감정을 짧고 굵게 이야기하거나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말이다. 그는 보다 다채로운 인생을 살기 위해선 “뇌가 보낸 본능의 신호를 내가 원하는 삶의 고차원적인 목표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을 훈련해야 한다”고 조언 했다. 저 서 『뇌과학이 인생에 필요한 순간』에 이 같은 연구결과를 담았다.

그는 게임중독 아이를 걱정하는 부모들에게 “게임이라는 욕구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부모가 화내고 휴대전화를 뺏거나 게임 시간이나 장소를 제한하는 것만으로는 큰 효과가 없다”며 “이보다는 식물이나 동물을 함께 키우거나 놀이를 함께 해주면서 거실에서 부모와 함께 하는 시간이 즐겁다는 식으로 뇌 기억 자체를 바꿔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꿈이 없고 공부에 의욕이 없어 보이는 아이와 관련해서는 “공부에 의욕이 없는 것이 아니라 게임과 달리 공부의 경우 해야 하는 목표를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라며 “무작정 책상 앞에 앉히기보다 롤모델을 제시하는 등 목표를 생각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2 허원도 교수님(유다슬이 박사)_제10회 에쓰-오일 우수학위논문상'의 생명과학 분야 대상 수상 생명과학과 2021.02.22 800
111 KAIST-원진 세포치료센터 기부 및 투자 약정 업무협약식 생명과학과 2021.02.22 1072
110 서성배 교수님(김진은 석박사통합과정)_2020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 생명과학과 2021.02.25 1846
109 정원석 교수님_국내 연구진, 우리 뇌가 계속 일할 수 있는 이유 밝혀 생명과학과 2021.02.26 1619
108 조병관 교수님_Antibiotic tolerance study paves way for new treatments 생명과학과 2021.03.03 729
107 조병관교수님_온실가스를 바이오 물질로 전환…미생물 활용한 '인공광합성' 성공 생명과학과 2021.03.10 777
106 김대수 교수님_스트레스로 악화 '근긴장이상증' 억제 신약 개발…수술없는 약물치료 기대 생명과학과 2021.03.11 1792
105 서성배 교수님(양대욱 박사)_세종과학펠로우십 선정 생명과학과 2021.03.18 971
104 김대수 교수님_ 카이스트 교수 `뇌 과학이 인생에 필요한 순간`(브라이트) 출간 생명과학과 2021.05.04 1757
103 서성배 교수님_동물의 식습관을 조절하는 원리 규명해 네이처 게재​ 생명과학과 2021.05.11 561
102 손종우교수님 UTSW – UT Dallas 국제 공동 연구팀 연구성과_Scientists Identify Source of Weight Gain From Antipsychotics 생명과학과 2021.05.14 2180
101 손종우 교수님_비정형 항정신병 약물에 의한 비만의 원인 규명​ 생명과학과 2021.05.17 595
100 서성배 교수님_Gut hormone triggers craving for more proteins 생명과학과 2021.05.18 673
99 정원석 교수님_KAIST, 신경세포의 흥분성 증가로 인한 뇌 질환 기제 규명 생명과학과 2021.06.03 1344
98 서성배 교수님_동물 뇌 신경세포가 과식 억제한다 생명과학과 2021.06.16 649
97 전상용, 송지준 교수님_다양한 변이에도 면역 가능한 인플루엔자 백신 개발 생명과학과 2021.06.30 720
96 한진희 교수님_기억이 만들어지는 원리 최초로 규명했다 생명과학과 2021.07.14 711
95 정인경 교수님_유전자 온-오프 스위치 비밀 밝히는 정인경 카이스트 교수 생명과학과 2021.07.26 1067
94 한진희 교수님_ 치매 치료에 열 올리는 KAIST·연구기관 생명과학과 2021.08.18 558
93 김은준 교수님_시냅스 뇌질환 연구 김은준 IBS단장 “치료약 없는 자폐 연구 도전” 생명과학과 2021.08.23 647
Board Pagination Prev 1 ...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Next
/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