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생명과학과동창회
  • News & Events
  • News

News

  • KAIST “동물 뇌 신경세포가 과식 억제한다”
- KAIST 생명과학과 서성배 교수팀, 동물 섭식행동 억제원리 규명
- 인간 식이장애 및 비만 예방 연구에 도움 기대
서성배(왼쪽) KAIST 생명과학과 교수와 오양균 뉴욕대 연구원.[KAIST 제공]
초파리의 DH44 신경세포의 두 가지 억제 신호에 대한 모식도: 음식물 섭취로 인한 초파리 내장기관의 팽창으로 활성화된 피에조 채널과, 체내 영양분 증가를 감지하고 활성화되는 휴긴 신경세포는 서로 상호보완적으로 DH44 신경세포의 활성을 억제한다. 이로써 충분히 음식을 먹은 초파리에서는 DH44 신경세포의 활성화에 의해 발생 될 수 있는 과잉 섭식 행동이 효율적으로 억제된다.[KAIST 제공]

영국의 전설적인 코미디 그룹인 몬티 파이선의 ‘삶의 의미’라는 영화에서는 영화사에 손꼽히는 충격적 장면이 연출됐다. 배가 잔뜩 불러 레스토랑에 들어온 크레오소트 씨는 웨이터가 권하는 음식을 끊임없이 먹다가 결국 배가 터져버린다. 이로 인해 배 속에 있던 음식물이 레스토랑 전체로 흩뿌려지는 장면은 관객들에게 하여금 매우 불쾌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이 같은 충격적이고 괴기스러운 장면들은 실제 자연 상태에서는 발생하지 않는다. 실제 자연 상태의 동물들에서는 특정 수준 이상으로 음식을 섭취하면 섭식 행동을 억제하는 신경전달체계가 작동해 과식으로 인한 내장 파열은 발생하지 않는다.

동물들은 과도한 섭식 행동을 억제하는 다양하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과식 억제 신호에 대한 구체적 이해는 인간의 식이장애 및 비만 발생 과정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지만, 이에 관한 연구는 아직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과학과 서성배 교수 연구팀이 뉴욕대학교 오양균 박사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충분한 음식을 섭취한 초파리에서 특이적으로 발견되는 두 개의 독립적인 과식 억제 시스템을 최초로 발견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뉴런’ 5월 19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동물의 뇌 속에는 미각 신경이 생기기 이전부터 있어온 영양분 감지 신경세포들이 존재한다. 서성배 교수가 뉴욕대 재직 당시 박사후 연구원 모니카 더스 박사와 함께 발표한 2015년 논문에서 초파리가 영양분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다우레틱 호르몬(DH44) 펩타이드를 특이적으로 분비하는 신경세포(DH44+ 신경세포)가 체내 당분의 농도를 감지함으로써 영양가 있는 음식을 선택하도록 행동 변화를 일으키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전까지 포유동물의 뇌 속에서 영양분을 감지해 자신의 활성을 조절하는 신경세포들은 보고된 적이 있으나, 이들 영양분 감지 신경세포의 생물학적 기능은 위 연구를 통해서 최초로 보고됐다.

먼저 연구팀은 DH44 신경세포의 생물학적 기능이 단지 초파리의 음식 선택 행동을 조절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영양분이 필요한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영양적 가치가 있는 탄수화물류에 대한 섭식 행동을 증가시킴을 자동화된 초파리 섭식 행동 측정 장치를 이용해 증명했다. 즉 DH44 신경세포의 활성화는 초파리가 식사량을 증가시키며, 배가 부른 상태에서 특이적으로 활성화되는 억제 신호를 통해 DH44 활성화에 의한 과잉 섭식 행동이 방지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DH44 신경세포에 대한 억제 신호가 초파리 뇌 밖의 주변 장기들로부터 전해져 오는 것을 실험으로 확인했다. 연구팀은 구체적으로 어떠한 말단 장기에서 DH44 억제 신호를 보내는지 확인하기 위해 초파리의 뇌와 연결된 다양한 말단 장기들을 하나씩 제거해 나가는 방식으로 억제 신호의 유래를 추적했으며, 그 결과 초파리의 위에 해당하는 내장 부위와, 척수에 해당하는 복부 신경중추에서 DH44 억제 신호가 발생함을 확인했다.

이어 DH44 신경세포가 초파리의 위에 해당하는 내장기관에 신경 가지를 뻗어서 음식물 섭취에 의한 해당 기관의 물리적 팽창 신호를 ‘피에조(Piezo)’ 채널을 통해 인지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피에조 채널은 특정 세포나 조직에 가해지는 물리적 팽창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로 포유동물의 호흡, 혈압 조절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초파리에게서는 소화기관의 물리적 팽창 감지를 통한 식욕 억제를 유발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피에조 채널이 음식물 섭취에 의한 초파리 위의 물리적 팽창을 감지한 후 DH44 신경세포의 기능을 특이적으로 억제해 추가적인 탄수화물 섭취 행위를 방지함으로써 과도한 물리적 팽창으로부터 내장기관을 보호하는 기능을 가짐을 밝혔다.

또한 초파리의 척수에 해당하는 복부 신경중추에 있는 ‘후긴(Hugin)’ 신경세포는 채 내에 순환되고 있는 영양분의 농도가 높을 때 이를 감지해 후긴 수용체를 발현하고 있는 DH44 세포들의 신경 활성을 억제한다. 이러한 작용을 통해 이미 체내 에너지가 높은 상태일 때 소화기관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추가적 섭식 행동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확인했다.

서성배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동물의 뇌 속에 존재하는 영양분 감지 신경세포의 섭식 유도기능이 상위 신호전달 체계에 의해서 특이적으로 억제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첫 번째 사례”라면서 “과식에 대한 억제는 독립적으로 인지되는 물리, 화학적 척도를 다각적으로 종합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할 만큼 동물 생존에 매우 중요함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결과로 인간의 식이장애 및 비만 예방에 도움이 되기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 실험들을 통해 연구팀은 초파리 내장기관에 가해지는 물리적 압력을 인지해 활성화되는 피에조 채널과 체내에 순환되는 영양분이 많을 때 활성화되는 후긴 신경세포들이 각기 다른 물리적, 화학적 신호를 인지해 서로 독립적이면서도 상호보완적으로 DH44 세포 활성화를 통해 야기될 수 있는 과식을 억제함을 확인했다.

nbgkoo@heraldcorp.com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3 송지준 교수, Genes & Dev. 게재 (2013.3) 과사무실 2013.03.21 13476
302 송세라, 박영균 학생 김보정 기초과학장학생으로 선발 과사무실 2006.09.12 13767
301 송민섭 박사 Agarwal Award (2004) 수상 과사무실 2004.11.08 13237
300 손종우교수님 UTSW – UT Dallas 국제 공동 연구팀 연구성과_Scientists Identify Source of Weight Gain From Antipsychotics 생명과학과 2021.05.14 8520
299 손종우 교수님_비정형 항정신병 약물에 의한 비만의 원인 규명​ 생명과학과 2021.05.17 1243
298 손종우 교수님_ 소금 섭취 제어할 수 있는 신체 메커니즘 규명 file 생명과학과 2020.02.12 5388
297 세계의 벽 사뿐히 넘을 잠재력 가득 가능성 무한대… 미래 한국의 대들보 과사무실 2006.10.23 13188
296 서연수교수 도약연구지원사업 선정 과사무실 2007.04.23 13190
295 서연수 교수, 2009년 연구윤리 확립 유공자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표창 수상! 과사무실 2010.01.06 12578
294 서연수 교수 생명과학상 수상 과사무실 2003.09.08 14826
293 서성배 교수님_동물의 식습관을 조절하는 원리 규명해 네이처 게재​ 생명과학과 2021.05.11 1084
» 서성배 교수님_동물 뇌 신경세포가 과식 억제한다 생명과학과 2021.06.16 1321
291 서성배 교수님_Gut hormone triggers craving for more proteins 생명과학과 2021.05.18 1504
290 서성배 교수님(양대욱 박사)_세종과학펠로우십 선정 생명과학과 2021.03.18 1544
289 서성배 교수님(김진은 석박사통합과정)_2020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 생명과학과 2021.02.25 2574
288 서성배 교수님(김보람 연수연구원)_제20회 한국 로레알-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 수상 file 생명과학과 2021.09.27 1748
287 서성배 교수, 스트레스 세포(CRF 세포) 변화 초 단위 관찰 성공 file 생명과학과 2019.04.18 7829
286 서성배 교수, 당뇨에 큰 영향 미치는 뇌 혈당조절 신경세포 발견 file 생명과학과 2019.10.30 5200
285 서라민 박사과정 학생. 제 18차 KHUPO 프로테오믹스 국제학술대회 수상 file 생명과학과 2018.04.30 14417
284 서경배재단 ‘올해의 신진 과학자’ 조원기 교수 선정 생명과학과 2020.09.16 4603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23 Next
/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