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뇌기능을 높이는 물질에 대한 개발에 속도가 붙었다. 국내 연구팀이 초저온 전자현미경을 활용해 호르몬 조절 물질인 소마토스타틴이 그 수용체 소마토스타틴 리셉터2 복합체를 통해 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3차원 원자구조를 규명했다. 호르몬 조절 메커니즘을 밝혀낸 셈이다.
이를 응용하면 호르몬 분비 이상에서 발생하는 말단비대증, 신경 뇌분비 종양, 뇌 기능 관련 신약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카이스트(KAIST, 총장 이광형)는 생명과학과 송지준 교수 연구팀이 초저온 전자 현미경(cryo-Electron Microscopy)을 이용해 호르몬 조절 물질인 소마토스타틴(somatostatin)과 그 수용체인 소마토스타틴 리셉터 2(Somatostatin Receptor 2, SSTR2) 복합체의 3차원 원자 해상도 구조를 규명했다고 6일 발표했다.
소마토스타틴은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는 작용이 있는 호르몬이다. 내장과 뇌에 관련된 호르몬이며 호르몬 분비 조절, 세포의 증식, 뇌 신경 물질 전달에 관한 작용을 한다.
송 교수 연구팀은 연세대 이원태 교수 연구팀, 피씨지-바이오텍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이번 결과를 이끌어 냈다.
SSTR2은 세포막에 존재하는 막 단백질이다. 세포 밖의 소마토스타틴을 신호로 인식해 세포 내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 KAIST 생명과학과 이승희 교수 연구팀에서도 소마토스타틴이 인지기능 향상에 이바지한다는 것을 규명한 바 있다.
소마토스타틴의 생체 내 기능과 질병에 끼치는 역할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소마토스타틴이 세포막에 존재하는 수용체와 결합하는 자세한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신약 개발에 필수적 역할을 하는, 3차원 원자구조는 파악할 수 없었다.
송지준 교수 연구팀은 소마토스타틴이 수용체인 SSTR2와 결합하는 원리를 규명하기 위해 초저온 전자현미경을 이용했다. 소마토스타틴이 결합된 SSTR2 복합체의 원자 3차원 구조를 규명했다. 연구팀은 소마토스타틴과 수용체가 결합한 3차원 구조를 바탕으로 소마토스타틴과 결합하는데 중요한 아미노산들을 발견하고 이들의 기능성을 세포 내에서 확인했다.
연구팀은 더 나아가 인공지능을 이용한 구조예측 프로그램인 알파폴드(AlphaFold)를 이용해 소마토스타틴 수용체의 이성질 형태(같은 분자식을 갖는 화합물이지만 분자 구조가 다른 형태)인 SSTR1, SSTR3, SSTR4, SSTR5의 구조를 예측해 이성질 형태 각각의 소마토스타틴 결합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소마토스타틴 수용체의 작용 메커니즘을 이용해 말단비대증, 신경뇌분비 종양의 제어와 뇌기능을 향상할 수 있는 물질 개발에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AIST 생명과학과 윤어진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논문명 : Cryo-EM structure of the human somatostatin receptor 2 complex with its agonist somatostatin delineates the ligand binding specificity)는 국제 학술지 `이라이프(eLife)' 4월 22일자에 실렸다.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