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박민주] 국내 연구진이 세포 분화 등에 중요한 후성유전을 정교하게 조절하는 신규 분자생물학적 기전을 발굴해 주목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김세윤, 이대엽 교수 연구팀은 동물세포에 존재하는 이노시톨 폴리인산 인산화(IPMK) 효소에 의해 후성유전학적 조절이 가능함을 규명했다고 2일 밝혔다. IPMK 효소는 이노시톨 인산을 생합성하는 핵심 효소로, 세포의 대사 및 성장 등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성유전은 세대 간 유전정보를 전달함에 있어 DNA 염기서열의 변화 없이 세포 및 개체 간 차이에 따라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연구 분야다. 세포 분화와 같은 다양한 생명현상이 후성유전에 의하여 조절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후성유전학적 조절은 암 질환을 비롯한 대부분의 질병 발생에 있어 주요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후성유전과 관련한 이노시톨 대사는 동물세포를 포함한 진핵세포의 활성조절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시스템이다. 특히 SWI/SNF 복합체는 진핵세포의 크로마틴 리모델링을 통한 후성유전 조절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이를 정교하게 조절하는 인자들의 발굴 연구가 최근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용어설명]
이노시톨 대사 : 생체 내에서 합성, 분해되는 이노시톨 대사체들을 통하여 다양한 진핵세포의 기능과 활성을 조절함
SWI/SNF : 크로마틴의 구조적 변형을 유도하여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대표적인 후성유전 조절성 단백질 복합체
진핵세포 : 핵을 가지고 있는 세포
크로마틴 : 진핵세포 내 존재하는 히스톤과 DNA의 결합체
연구팀은 이노시톨 대사를 관장하는 IPMK 효소와 SWI/SNF 후성인자가 서로 결합해 유전자 발현과 세포 정체성을 제어한다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IPMK 효소 단백질은 이노시톨의 다양한 대사에 관여하는 신호전달 인자로, 세포 내 기능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진 바가 없었다.
연구팀은 IPMK 단백질이 직접 SWI/SNF 후성인자와 결합할 뿐 아니라, 특정 크로마틴을 인식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조절작용을 해 SWI/SNF 후성인자에 기반한 정교한 유전자 발현조절에 기여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IPMK와 SWI/SNF 간의 조절을 통해 줄기세포의 내배엽 분화가 조절된다는 점도 발굴, 줄기세포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과정임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IPMK 기반 SWI/SNF 조절기전을 규명함에 있어 생화학, 유전체학, 후성유전학 분석과 함께 김재훈 교수(한국과학기술원), 이현우 교수(서울대학교), 서정곤 교수(울산과학기술원)등과의 융합연구로 통합적 단백질 결합 네트워크를 분석할 것"이라며 "세포 정체성 및 유전자 발현 조절을 시스템적으로 이해하는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의 성과는 국제학술지 '이라이프(eLife)'에 지난 달12일 게재됐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선도연구센터 및 중견연구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