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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냅스 뇌질환 연구 김은준 IBS단장 “치료약 없는 자폐 연구 도전”

 

▲ photo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2011년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김은준 교수는 생쥐를 찍은 동영상을 보고 있었다. 영상 속 암컷 생쥐는 자기가 낳은 새끼들을 돌보지 않았다. 보통의 어미라면 갓 낳은 새끼를 모아놓으며 체온 유지를 위해 뭔가를 덮어주는데 이 암컷은 그러지 않았다.
   
   자폐를 연구하는 신경과학자인 김 교수는 이 암컷 생쥐가 자폐의 전형적인 특징 두 가지 중 하나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했다. 암컷 쥐가 새끼를 돌보지 않는 게 사회성 내지 정상적인 인지기능이 결여된 탓으로 봤다.(자폐의 또 다른 특징은 반복적인 행동이다.)
   
   당시 김은준 교수가 동영상을 본 곳은 서울 연세대 의대 이민구 교수(약리학 교실) 연구실. 장(腸) 연구자인 이민구 교수는 장에서 ‘Shank2’라는 유전자가 어떤 일을 하는지 알고 싶어 이 유전자를 유전체에서 없앤 유전자변형 쥐를 만들었다. 유전체에 관련 유전자가 없으니, 장세포에도 Shank2 유전자가 없는 건 당연하고, 그게 없기에 장에서 일어나는 일을 관찰하면 역으로 그 유전자가 장에서 무엇을 하는지 알아낼 수 있다. 그런데 이 교수는 ‘장’ 말고 ‘뇌’에서도 이상한 일을 발견해 김은준 교수에게 연락을 한 것이다.
   
   이 일이 계기가 되어 두 사람은 공동연구를 시작했다. 그들의 협력은 2012년 최상위 과학학술지 네이처에 논문을 쓰는 성과로 이어졌다. 지난 6월 23일 대전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건물 안에 있는 IBS(기초과학연구원)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 사무실로 김은준 교수를 찾아갔다. 김 교수는 “이민구 교수, 그리고 서울대 생명과학부의 강봉균 교수까지 해서 세 그룹이 공동연구를 했다. 한 그룹이라도 빠졌으면 안 되는 연구였다. 그 결과, 좋은 논문을 네이처에 보고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2012년 네이처 논문의 요지는 ‘Shank2 유전자가 없는 생쥐에서는 NMDA 수용체 기능이 크게 떨어진다. 약물을 갖고 NMDA 수용체 기능을 높였더니, 사회성 결핍과 같은 자폐유사증 증상에서 쥐가 회복됐다. 그러니 NMDA 수용체가 자폐 치료를 위한 약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김 교수는 “(다른 연구자가 논문을 쓰면서 내 논문을 인용한) 피인용 횟수가 600회 가까이 된다. 임팩트가 있는 논문이다”라고 말했다.
   
   
   시냅스 뇌질환이란?
   
   김 교수는 네이처에 논문이 나간 것과 비슷한 시기에 IBS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 단장으로 선임됐다. 김은준 단장이 이끄는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은 IBS가 만든 최초의 연구단 중 하나. IBS는 출범 10년이 된 현재 31개 연구단을 운영 중인데 연구단장은 한 명 한 명이 한국 과학계 스타다. 김 단장은 지난해 IBS와 과학기술부가 행한 정기 평가에서 S등급, 즉 연구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는 판정을 받기도 했다.
   
   김 단장이 이끄는 연구단 이름인 ‘시냅스 뇌질환’은, ‘시냅스’ 이상으로 인해 일어나는 ‘뇌질환’을 가리킨다. 그에게 시냅스 뇌질환의 큰 그림을 물었다. 김 단장은 “뇌질환은 병원에 가면 신경과와 정신과로 나눈다”라며 이렇게 설명했다. “병원의 신경과는 신경세포가 죽어나가고, 그거 때문에 문제가 되는 치매, 파킨슨병 환자를 치료한다. 정신과 질환에서는 신경세포가 죽어나가는 격렬한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는다. 신경세포와 신경세포를 연결해주는 시냅스 부분이 잘못되어 일어난다. 뇌기능 조절에 필요한 특정 시냅스 단백질이 지나치게 부족하거나 없는 경우 시냅스 형성이 정상대로 안 된다. 이런 시냅스의 미묘한 변화로 신경회로에 변화가 오고, 그 결과 뇌 기능이 바뀌면 정신질환이 일어날 수 있다. 정신질환에는 10여가지가 있다. 조현병과 같은 인지장애, 우울증, 조울증과 같은 감정조절장애, 뇌가 발달할 때 시냅스 이상으로 오는 발달장애인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자폐 등이다.”
   
   김 단장은 “우리 연구단은 그중에서 자폐에 관심이 많다”라면서 설명을 이어갔다. “자폐의 원인이 굉장히 다양하고 메커니즘이 매우 많다. 시냅스 연구단은 시냅스 단백질 이상으로 일어나는 자폐에 연구를 집중하는데, 시냅스 단백질 이상이 자폐 발병 원인의 3분의1에서 4분의1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자폐에 연구단 역량을 집중하게 된 건 왜일까? 자폐는 환자가 많으나 현재 약이 없다는 것도 크게 작용했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이 승인한 자폐 치료약이 실제 하나도 없다. ADHD, 우울증, 조현병 신약이 모두 합해서 매년 1~2개가 나오는 것과는 다르다. 자폐로 고통을 겪는 사람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다. 인구의 2%가 자폐를 갖고 있다. 한국 인구가 5000만이라고 하면 이 중 100만명이다.
   
   물론 제약업계는 자폐약 개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50개 약물이 나와 있고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까지 간 게 10여종이다. 그런데 3상을 통과한 게 아직 없다. 3상을 통과해야 신약이 된다. 얼마 전 스위스 제약업체 로슈가 8000억원을 쓰고 3상까지 실험을 진행했던 조현병 약은 실패로 돌아갔다. 부작용 이슈 때문에 결국 약이 되지 못했고, 로슈가 투자 실패로 휘청했다는 얘기도 돌았다.
   
   자폐의 주요 증상인 사회성 결여와 반복적인 행동은 현재로서는 치료방법이 없다. 제약회사들이 공략하려는 건 자폐의 부가적인 증상들이다. 간질, 불안, 감각 과민, 주의력 결핍 등 5~6개 증상을 겨냥한다. 자폐를 일으키는 메커니즘은 현재 10여가지가 알려져 있다. ‘옥시토신 가설’ ‘NMDA 수용체 기능 가설’ ‘m-TOR 가설’과 같은 것들이다. 이 중 ‘NMDA 수용체 기능 가설’을 김은준 단장은 파고들고 있다.
   
   


   자폐를 일으키는 메커니즘
   
   NMDA 수용체는 무엇인가? 김은준 단장은 “NMDA 수용체는 흥분성 시냅스를 이루는 신경세포 막에 박혀 있는 통로 단백질이다. 어렸을 때는 뇌발달에 중요하고, 다 커서는 신경세포 기능 유지에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NMDA 수용체는 ‘이온 통로’이고, 이 통로를 통해 칼슘(Ca)이온이 들어간다. 칼슘이온이 신경세포 안으로 들어가면 이후 세포 몸통(Cell body)으로, 그리고 핵 안으로 들어가 그 안에 있는 DNA 속의 특정 유전자 발현을 조절한다. 특정 단백질을 만들어, 뇌의 발달이 정상적으로 일어나고, 신경세포를 건강하게 유지하게 한다. 김 단장은 “달리 말하면 신경세포와 신경세포의 의사소통이 정상적으로 일어나게 할 수 있는 시냅스 단백질 생산 조절을 NMDA 수용체가 한다고 보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NMDA 수용체의 기능에 이상이 있으면 자폐가 일어난다는 걸 알았으니, 무엇이 NMDA 수용체의 기능 이상을 일으키는지를 알아내야 한다. 어떤 자폐 유전자가 문제를 일으키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그가 IBS의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을 꾸렸던 9년 전에는 자폐 유전자가 수십 개였다. 숫자가 해마다 늘어나 지금은 1000개에 달한다. 김 단장은 “머지않아 자폐와 관련한 유전자 수가 1500개, 2000개 될 것 같다”라며 “그래서 자폐 연구에 어려움이 있다”라고 말했다.
   
   자폐유전자 1000개를 다 확인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김 단장은 이 중 25개를 추려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학생 한 명이 하나의 자폐 유전자를 맡아 연구한다. 가령 1번 유전자가 없는 유전자변형 생쥐를 만들어 그 유전자변형 생쥐의 NMDA 수용체 기능이 잘못 되었는지 아닌지를 본다. 그 학생은 결과를 논문으로 쓰고 졸업한다. 연구는 고통스럽다. 유전자변형 생쥐를 만드는 데만 수년이 걸린다. 그래도 현재로선 다른 방법이 없다. 학생들 한 명씩 자폐유전자 한 개를 맡아 유전자변형 쥐를 만들고, NMDA 수용체의 기능이 어떤지를 확인하는 일을 해나가고 있다. 김 단장은 “전체 25개 유전자 중 60% 정도의 진도는 나갔다. 그중 절반은 NMDA 수용체 기능이 잘못된 걸 확인했다. 우리가 기대한 것보다 NMDA 기능 이상이 자폐를 일으킬 확률이 높게 나왔다”라고 말했다.
   
   또 하나의 변수가 있다. 뇌에 있는 어떤 세포가 자폐에 연관이 더 큰지 알아내야 한다. 뇌에는 세포가 신경세포 한 종류만 있는 게 아니다. 뇌에는 세포가 1000종류나 있다. 뇌에 세포 종류가 이렇게 많다는 건 처음 듣는다.
   
   김 단장에 따르면, 근육이나 간 조직의 경우 세포가 불과 몇 종류밖에 없다. 뇌에는 크게 보아 신경세포와 아교세포가 있고, 신경세포만 해도 흥분성 세포와 억제성 세포로 나눌 수 있다. 뇌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hippocampus)만 해도 억제성 신경세포가 30종류가 된다. 이걸 뇌 전체로 생각하면 1000종류의 뇌세포가 있는 거다. 현재까지 알려진 것만 그렇다. 김 단장이 연구하는 NMDA 수용체는 중요해서 거의 모든 세포에서 만들어진다. 그러니 이들 세포에서 NMDA 수용체의 활성화 정도를 원칙적으로는 다 봐야 한다. 1000개를 다 보기는 힘들기 때문에 김 단장은 해마를 먼저 보기 시작했고, 이어 대뇌피질을 들여다보고 있다.
   
   
   3세 전에 진단받으면 치료 효과
   
   김 단장의 요즘 관심사 중 하나는 자폐의 ‘치료 시기’ 문제다. 어떤 자폐는 병원에서 3세 전에 진단받으면, 평생 치료 효과가 있다. 이 경우는 NMAD 수용체가 일찍 잘못된 게 원인이다. 관련 논문을 2019년 ‘생물 정신의학(Biological Psychiatry)’에 냈다. 김 단장은 “치료 시기는 굉장히 중요한 개념이다. 자폐 분야에 기여한 연구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생쥐를 상대로 일찍 자폐 치료를 했더니 뇌가 말랑말랑할 때여서 정상으로 돌아왔고, 효과가 내내 지속됐다. 재발하지도 않았다. 생쥐 기준으로는 생후 2~3주 이내, 사람으로 치면 3세 이하에 자폐의 이유를 찾아내 치료하면 효과가 매우 오래간다는 걸 보여줬다. 물론 어려서 굳이 치료할 필요가 없는 자폐유사증상도 있다. MeCP2 유전자 돌연변이로 일어나는 레트증후군은 어려서 치료할 필요가 없으며 나중에 해도 정상으로 돌아온다.
   
   2018년 ‘네이처 뉴로사이언스’에 보고한 논문은 남자에 자폐가 많은 원인 중 한 가지를 찾아낸 연구다. 자폐 유전자 1000개 중에서 매우 중요한 CHD8 유전자가 있다. CHD8 유전자가 NMDA 수용체 기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기 위해 그 유전자를 제거한 생쥐를 만들었다. 유감스럽게도 CHD8 유전자는 NMDA 수용체 기능에 별다른 상관이 없었다. 그런데 학생들이 특별한 걸 얘기해왔다. 암컷은 괜찮은데 수컷이 이상하다는 것이었다. 김 단장은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좋았다. 왜냐면 뇌발달 장애에서 남녀 차이가 크다. 조현병과 ADHD에서는 남자가 여자보다 최소 3 대 1 비율로 많고, 자폐에서는 4 대 1, 5 대 1이나 차이가 벌어진다. 그런데 왜 성별 차이가 있는지 메커니즘을 모르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호르몬 차이 때문인지, 아니면 남녀 염색체 때문에 뇌발달 장애에서 차이가 나는지 궁금해했다. 김 단장 그룹은 CHD8 유전자가 없는 생쥐를 대상으로 자세히 분석한 결과 수컷에서는 신경세포 활성이 많이 올라가 있었고, 암컷에서는 정상적인 수치로 많이 떨어져 있었다. 김 단장은 “낯선 생쥐가 나타나면 신경활성 수치가 올라간다. 경계하는 것이다. CHD8 유전자가 없는 수컷은 신경세포 활성이 평소에도 많이 되어 있으니 긴장되는 상황에서는 그 수치가 너무 올라가는 것이다. 원래 수치가 높은데 또 올라가니 심각하게 안 좋은 상태가 된다. 반면 암컷 생쥐는 원래 수치가 낮으니 낯선 생쥐가 나타나 좀 수치가 올라간다 해도 이상 증세를 보일 정도는 아니었다”라고 설명했다.
   
   

▲ 시냅스 두 개와 그 틈에서 전달되는 신경전달물질을 형상화한 그림. photo IBS


   남자에게 자폐가 더 많은 이유
   
   이 연구는 남녀에서 뇌발달 장애의 차이를 드러내는 기전을 처음 보인 성과다. 김 단장은 “조현병과 ADHD도 남녀 간에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이 연구는 계속 확장할 수 있다. 2018년 연구는 메커니즘이 어떻게 된다는 걸 보인 정도이지만, 메커니즘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다는 걸 보이면 ‘증명’까지 하는 게 된다. 그 연구가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김 단장은 또 한국인에 특이적인 자폐 유전자는 무엇이 있는가를 확인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자폐 유전자가 1000개 있다는 건 서양 사람에 대한 연구 결과다. 분당서울대병원 유희정 교수가 600가족, 2000명의 자폐 환자 샘플을 수집해줬다. 혈액 샘플을 갖고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가 갖고 있는 슈퍼컴퓨터로 이들 환자의 ‘전장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Whole Genome Sequencing·WGS)’을 하고 있다. 사람의 DNA에 들어 있는 모든 유전자 서열 정보를 다 읽는 작업이다. WGS 작업은 유전자가 들어 있는 염기서열만을 대상으로 하는 ‘전장 엑솜 염기서열 읽기(Whole Exome Sequencing·WES)’보다 훨씬 힘들다. 읽어야 할 염기서열이 WES는 유전체의 1%에 해당하고, WGS는 유전체 전부를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작업은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이정호 교수가 진행하고 있다. 한국인 자폐 유전자를 찾는 프로젝트에는 30억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김 단장은 “한국인에 특이적인 자폐 유전자를 찾아내는 작업이다. 일본과 중국도 아직 안 하는 일이다. 6개월 후에 논문이 나오게 된다”라고 말했다.
   
   김은준 단장은 부산대 약대 82학번이다. 약대에서 공부할 때 약물의 20~30%가 신경에 작용한다는 사실을 알고 관심이 자연스럽게 신경과학으로 향했고,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대학원 석사과정에 진학했다. 지도교수는 박무영. 그리고 1988년 KIST 유전공학센터에 들어가 군복무를 대신했다. 1990년 미국 미시간주립대학(이스트랜싱 소재)으로 유학을 떠나 박사공부를 했다. 미시간주립대학의 제임스 베넷 교수는 기생충인 주혈흡충(Schistosoma) 연구자.
   
   김은준 박사가 1995년 미시간을 떠나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하러 간 곳이 하버드대학 의대 신경과학과 모건 솅(Morgan Sheng) 교수 연구실이었다. 미시간주립대학에서 하버드대 의대로 가려면 박사과정 때 상당한 연구 성과를 보였음에 틀림없다. 김은준 단장은 그 배경에 대해 “지도교수님이 추천서를 잘 써줬기 때문에 갈 수 있었다. 베넷 교수님이 ‘김은준 박사는 내가 지도했던 학생 중 최고다. 받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 거다’라고 추천서를 써줬다”라고 말했다.
   
   하버드대학에서 3년 있으면서 그는 무려 세 편의 논문을 썼다. 최상위 과학학술지인 ‘네이처’를 포함해 ‘뉴런’ ‘세포 생물학 저널’에 연구 결과를 보고했다. 생물학은 쉽게 논문이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어떻게 논문을 많이 낼 수 있었을까? 김은준 단장은 “솅 교수는 시냅스 분야의 떠오르는 별이었다. 그가 아이디어를 다 줬고, 나는 거의 다 된 연구 위에 꽃을 얹는 정도의 기여만 했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가 이곳에서 발견한 시냅스 단백질이 PSD95다. 그는 하버드에서 시냅스 단백질 연구를 시작했으며, 시냅스 단백질 PSD95는 한국어로는 ‘후시냅스 밀도 단백질(Postsynaptic density protein)’로 부른다.
   
   김 단장은 “PSD95는 시냅스 단백질 중 매우 유명하다”라며 이렇게 설명했다. “당시만 해도 막단백질은 세포 밖에서 세포막 주변을 둥둥 떠다닐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단백질이 세포막의 어딘가에 가서 닻을 내릴 것(anchoring)이라는 걸 내가 처음으로 제시했다. 즉 PSD95 시냅스 단백질이 세포 안쪽에서 막단백질의 꼬리를 꼭 붙잡고 있음을 보였다. 네이처에 논문을 보냈는데, 수정(revision) 요구도 없이 바로 실렸다. 1995년이었다. 모건 솅 교수 실험실에 합류한 지 8개월 만의 일이었다.”
   
   논문들이 쏟아지자 모교인 부산대에서 1997년 그를 교수로 뽑았다. 그리고 3년 뒤인 2000년 카이스트로 학교를 옮겼다. 그리고 2012년 IBS의 단장으로 선임되어, 자신의 자폐 연구를 확장해가고 있다. 이날 만난 김은준 단장은 대단히 겸손한 사람이었다. 자신이 땀흘려 얻어낸 연구 결과를 ‘우연’ ‘행운’과 같은 단어를 사용해 표현했다. 행운이 앞으로 계속 같이 가길 응원한다.

 

대전= 최준석  선임기자 jscho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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