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생명과학과동창회
  • News & Events
  • 카이스트에서 본 미래 Seeing into the Future

카이스트에서 본 미래 Seeing into the Future

2017.08.29 10:49

최보인(14학번)

조회 수 4626 댓글 0
Extra Form
이름 최보인
한줄요약 생물의 발생 과정에 대한 인상적인 경험과 줄기세포를 활용한 연구

1. 왜 생명과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요?


돌이켜 보면, 저는 특별한 경험이나 거창한 계기 때문이라기 보다 KAIST 생명과학과에서 공부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호기심과 관심이 생겼습니다. 새내기 시절, 기초과목들을 배워보니 그동안 각 학과에서 다룰 것이라 예상했던 바와 상당히 달라서 전공 선택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고민 끝에, 학부 시절만큼은 자연과학을 공부해서 기초적인 지식을 탄탄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재미있기도 하고, 적성에도 맞았던 생명과학을 전공으로 선택했습니다.


 생명과학은 생물을 비롯하여 다양한 생명현상을 다루는 학문입니다. 그만큼 지식이 일상생활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 되어있어 쉽게 와 닿고, 또 알아두면 실생활에 유익한 점이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수적으로 다른 학문보다 상대적으로 노력한 만큼 학업적인 성취를 얻을 수 있는 특징 덕분에 저는 생명과학을 더욱 즐겁게 공부하고 있습니다.

 


2. 기억에 남는 생명현상을 한가지만 소개해주세요


초등학교 시절, 지브라피쉬가 알에서 깨어나는 과정을 관찰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동그랗기만 하던 알이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심장도 뛰고 몸의 형태가 점차 생기는 순간이 참 신기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수많은 과학자들이 발생분화과정을 연구했지만, 아직도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은 만큼 발생과 분화는 경이로운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신기하고도 복잡한 생물의 발생 중에서도 저는 초기 과정이 기억에 남습니다. 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림에선 수정체의 4분할이나 8분할 결과 만들어진 각각의 세포들이 완전히 똑같은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Xenopus의 경우 정자가 난자에 결합한 구역을 기준으로 오른쪽과 왼쪽이 구분되며 더 나아가 4분할과 8분할의 방향성을 결정합니다. , 똑같아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각각의 세포는 다른 기관을 형성할 잠재성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소소해 보이는 생명현상 하나하나가 모두 의미 있는 과정이라는 것이 느껴지지 않나요?



3. 언급한 생명현상에 대해 가지고 계신 가설을 말해 주세요.


만약 정확히 같은 순간에 두개 이상의 정자 핵을 하나의 난자에 주입시키면 어떻게 될까요? 두개의 정자와 하나의 난자가 수정체를 이룬다면 3배체(triploid)의 형태가 되어 세포 분열이 정상적으로 일어날 수 없겠지만, 난자가 3개의 정자와 동시에 수정된다면 정상적인 분열이 일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 때 다음과 같은 상황이 가능할 것입니다.

우선, 3개의 정자 핵이 난자 핵과 결합하여 4배체(tetraploid)를 이룰 것입니다. 그 후, 식물에서 흔히 관찰되는 다배체처럼 4배체의 형태로 세포분열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감수 분열이 한 차례 더 진행되어 두개의 2배체(diploid)가 형성된 뒤, 서로 다른 유전 형질을 가진 세포들로 구성된 개체인 키메라(chimera)로 성장하거나 수정체의 분열이 일어나 독립된 두 배아로 발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4. 가지고 계신 가설을 어떤 실험적인 방법들로 증명할 수 있을까요?


실험 모델의 경우 실험의 용이성을 고려하자면 난자의 크기가 커서 비교적 다루기 쉬운 어류 혹은 양서류의 알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계통에 따른 차이를 고려하기 위해서는 인간과 함께 포유류에 속하는 쥐의 난자와 정자를 활용하여 실험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난자의 막을 뚫고 첫번째 정자의 핵이 내부로 들어가면 난자의 막 전위 변화와 구조적/화학적 변화가 발생해 다른 정자의 핵은 수정체 안으로 진입하기 어렵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난자와 정자를 섞어 두는 것만으로는 3개 이상의 정자 핵이 동시에 난자에 도입되는 경우를 선별해낼 확률이 매우 낮습니다. 따라서 원하는 실험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선 인위적으로 정자 핵을 난자 내부에 주입시키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후, 수정란의 세포분열이 진행된 후 핵형분석(karyotype test)을 통해 각 세포 별 염색체의 종류 및 수를 확인함으로써 핵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수정란이 4배체 개체로 성장하는 대신 추가적인 감수분열이 일어나 2배체로 전환되었을 경우, 2세포기에 두 개의 수정란으로 갈라져 독립된 두 배아로 발달한다면 각각 독자적인 발생과 분화가 관찰 될 것입니다. 반면에 두 개의 수정란으로 갈라지는 대신 하나의 개체로 발달한다면 키메라를 형성할 것입니다. 키메라 형성 여부는 서로 다른 부위에서 채집된 세포의 유전자를 시퀀싱(sequencing)하여 확인 할 수 있을 것입니다.



5. 개별/졸업연구에서 진행한 실험의 내용과 의미를 설명해 주세요. 또는 배웠던 내용중 가장 기억에 남는 흥미있는 내용을 말해 주세요.


저는 서울아산병원에서 제공받은 누난신드롬 (Noonan syndrome) 환자의 체세포 샘플을 역분화시킨 줄기세포(human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를 활용하여 KAIST 발생분화연구실에서 URP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누난신드롬은 Neuro-cardio-facio-cutaneous (NCFC) syndrome의 범주에 속하며 Ras-MAPK signaling이 비정상적으로 발현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로 인해 누난신드롬의 환자는 얼굴이 기형적인 형태를 띠고, 비정상적인 심장 작동, 정신 지체, 그리고 피부 이상 등의 증상을 갖습니다.


 제 실험의 목표는 누난신드롬 환자의 역분화줄기세포를 분화시켜 embryoid body(EB) 단계에서 Ras-MAPK signaling crosstalk하는 다른 signaling을 확인하고, 이 단백질들 간의 상하관계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 실험을 통해 현재 학회에 알려진 정보 외에도 누난신드롬 환자의 EB 단계에서의 증상과 그 밖의 원인을 밝히는 disease modeling이 가능하며, 더 나아가 누난신드롬의 치료에 기여할 수 있는 약물도 screening할 수 있다는 점에 제 실험의 의의를 둘 수 있습니다.



6. 학과/실험실 생활 또는 연구/공부 과정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해주세요


제가 실험을 하면서 절실히 느꼈던 점은 미리 계획했던 스케줄 대로 실험이 진행 되지 않을 때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입니다. 처음에 계획서를 작성할 때는 모든 단계가 척척 진행될 것 이라고 철썩 같이 믿고 있었는데, 막상 실험을 진행해 보니 각 단계가 예상보다 지체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몇 달 전, URP 계획서를 보신 실험실 선배님들께서 생각보다 6개월 안에 결과를 내기 쉽지 않을 걸?’이라고 말씀하셨을 때는 설마…’라는 생각과 함께 그 말이 쉽게 와 닿지가 않았습니다. 그런데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요즘은 그 말에 너무나 공감됩니다. 하지만 이런 경험을 하면서 실험 진행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매 순간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고, 또 부족한 점은 없는지 재정비를 하는 것 또한 배우는 과정이겠죠? 제게 조언과 가르침을 아낌없이 주시는 교수님과 선배님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7.다른 하고 싶은 이야기


시험기간이 아닌 평소에도 도서관이나 교양분관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생명과학과 친구들이 많이 보입니다. 그만큼 생명과학과 학우들의 학업에 대한 열정이 굉장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른 학과들처럼 생명과학과도 학과 전용 독서실이 생긴다면 공강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학우 간에 공부하다 서로 궁금한 점도 해결할 수 있어 유익할 것 같습니다


  1. 고유지 15학번

    왜 생명과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요? 저도 이유는 잘은 모르겠는데, 고등학교 때부터 어떤 과목들보다 생명과학을 공부할 때 가장 즐거웠고, 흥미를 느꼈습니다. 아무래도 직관적으로 이해하기가 비교적 쉬운 과목이고, 사람도 생명체이기 때문에 제 몸 속...
    Date2018.04.16 By생명과학과 Views3991
    Read More
  2. 16학번 정성준

    왜 생명과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요? 제가 초등학교 시절, 강원도 정선에서 살 때였죠. 야생화에 관심이 많으신 아버지와 함께 산과 들에서 꽃구경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저 나무의 이름은...… 참 예쁘지 않니?” 같은 대화가 일상적인 대화였죠. 아...
    Date2018.04.09 By생명과학과 Views2671
    Read More
  3. 사승원(16학번)

    1. 왜 생명과학과에 진학했나요? 원래는 대학에 입학하면 화학과에 진학하려 했을 정도로 고등학생 시절에는 화학공부에 열성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입시공부 차원으로 고등학교 생명과학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면서 모든 게 바뀌었습니다. 책은 굉장히 재...
    Date2018.03.20 By생명과학과 Views3303
    Read More
  4. 최백규(16학번)

    1. 왜 생명과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요? 사실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제가 제일 좋아했던 것은 수학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카이스트에 와서는 수리과학과를 주 전공으로 삼아 중요한 결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들어 다른 과를 찾아보았고, 고심한 끝에 생...
    Date2018.03.20 By생명과학과 Views5798
    Read More
  5. No Image

    이00

    1. 왜 생명과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요? 어렸을 때부터 생명과학이 가장 재미있고 흥미로웠던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때 즈음, 작은 이파리나 주변 생물들을 현미경으로 관찰하고 싶어했던 기억이 있네요. 또한 중학교 때 영재학급 활동에서도 생명과 관련...
    Date2018.03.07 By생명과학과 Views3200
    Read More
  6. 강인(16학번)

    1. 왜 생명과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요? 저는 사람이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이 가진 것을 이용해 타인을 돕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때 타인을 돕는다는 관점에서, 저는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요인 중 하나인...
    Date2018.03.07 By생명과학과 Views2404
    Read More
  7. 이원민(14학번)

    전국 대학생 생물학 심포지엄을 소개합니다! 전국 대학생 생물학 심포지엄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전국 대학생 생물학 심포지엄(이하 심포)은 전국의 다양한 학교 학부생들이 모여 만든 생명과학 학술회같은 곳입니다. 주최는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이고, 생명...
    Date2018.02.26 By생명과학과 Views2798
    Read More
  8. 공나현(15학번)

    1. 왜 생명과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요? 사람들은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살아갑니다. 누군가는 경제적 안정을 위해 살고, 누군가는 가족의 행복을 위해 살고, 누군가는 여행과 같은 취미 생활을 즐기기 위해 살아갑니다. 저 또한 제가 좋아할 ...
    Date2018.02.26 By생명과학과 Views3099
    Read More
  9. 김현웅(15학번)

    [Interviewer: 배서희 학생기자] 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생명과학과 학사과정에 재학중인 15학번 김현웅입니다. 2. 카이스트 생명과학과에 진입하게 된 동기가 어떻게 되나요? 고등학교 때 진로에 관해 생각해보다가 사람들의 삶에 ...
    Date2018.02.07 By생명과학과 Views3061
    Read More
  10. 신종한(15학번)

    [Interviewer: 류자영 학생기자] Q: 안녕하세요, 생명과학과에 ‘그림’으로 유명한 분이 계시다고 해서 찾아왔습니다! 그림 이야기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이야기도 많이 듣고 싶어요 :) A: 네, 반가워요! 그림으로 유명하다는 수식어는 너무 과한 것 같지만, 어...
    Date2018.02.07 By생명과학과 Views5199
    Read More
  11. 김세현(15학번)

    [Interviewer: 최일윤 학생기자] Q. 간단하게 자기소개 해주세요. A. 안녕하세요 저는 생명과학과 15학번 김세현이라고 합니다. 생명과에 남들보다 한 학기 늦게 진입해서 열심히 학교생활을 하고 있어요. Q. 생명과를 선택한 계기가 무엇인가요? A. 처음 입...
    Date2018.01.02 By생명과학과 Views3516
    Read More
  12. 정원호(16학번)

    [Interviewer: 정성준 학생기자] Q. 오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간단하게 자기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16학번 정원호 이고, 화학과 생명과학을 복수 전공하고 있습니다. 제 주변에는 화학/생명과학 복수 전공하는 사람들...
    Date2018.01.02 By생명과학과 Views6146
    Read More
  13. 김종현(16학번)

    [Interviewer: 양승주 학생기자] 현재 KUNS (KAIST Undergraduate Neuroscience Society)에서 가장 오래 활동을 한 생명과학과 16학번 김종현 학우를 만나 KUNS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우선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생명...
    Date2017.12.12 By생명과학과 Views3617
    Read More
  14. 송윤수(15학번)

    [Interviewer: 홍유진 학생기자] 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15학번 생명과학과 송윤수입니다. 최근 생명화학공학과 복수전공을 신청해서 공부하고 있고, 일루젼과 생명과학과 학생회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2. 생명과학과에 오게 된...
    Date2017.12.12 By생명과학과 Views3560
    Read More
  15. 신치홍(16학번)

    [Interviewer: 윤현주 학생기자]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 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경복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생명과학과에 재학중인 16학번 신치홍입니다. Q. 생명과학과에 진학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A. 아버지가 생명과학과 관련된 일을 하...
    Date2017.12.04 By생명과학과 Views2952
    Read More
  16. 정유리(16학번)

    [Interviewer: 최일윤 학생기자] 일윤 : 반가워요~ 먼저 간단하게 자기소개 해주세요! 유리 : 안녕하세요! 저는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KAIST 생명과학과에 재학 중인 16학번 정유리입니다. 이번 학기에는 생명과학과 학생회에 들...
    Date2017.12.04 By생명과학과 Views2890
    Read More
  17. 오현식(16학번)

    [Interviewer: 정성준 학생기자] Q.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해 주세요! A. 안녕하세요, 저는 생명과학과 16학번 오현식입니다. 생명과학과 학생운영위원회 기획부로 일하고 있고요, 딸기 파티와 진로탐색 프로그램 등을 기획하고 있어요. 루나틱이라는 카이스트...
    Date2017.11.16 By생명과학과 Views6614
    Read More
  18. 노영우(14학번)

    1. 왜 생명과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요? 지금까지 공부해 온 과정을 돌이켜 보면 처음으로 “생물”이라는 과목을 접한 것은 중학교 3학년때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리보솜, 핵, 소포체 같은 세포 소기관들에 대해 배우면서, 어린 마음에 생명에 대해서 새로...
    Date2017.11.16 By생명과학과 Views2795
    Read More
  19. 신호철(14학번)

    1. 왜 생명과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요? 한창 생명공학이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2005년, 우연히 뉴스에서 세포의 핵을 빼내는 실험을 하는 영상을 보았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이었던 저는 그 영상에 큰 흥미를 갖고 ‘생물’이라는 과학분야에 관...
    Date2017.11.06 By생명과학과 Views2940
    Read More
  20. 김수현(14학번)

    제가 처음 생명과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궁금증 때문이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궁금증이 많아 일상생활에서 질문들을 많이 했습니다. 어떤 질문들은 간단히 해결되었지만, 어떤 질문들은 간단히 해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긴 역사를 갖고 있는 수학, 물...
    Date2017.11.06 By생명과학과 Views4600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Next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