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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에서 본 미래 Seeing into the Future

2017.08.29 10:49

최보인(14학번)

조회 수 463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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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최보인
한줄요약 생물의 발생 과정에 대한 인상적인 경험과 줄기세포를 활용한 연구

1. 왜 생명과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요?


돌이켜 보면, 저는 특별한 경험이나 거창한 계기 때문이라기 보다 KAIST 생명과학과에서 공부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호기심과 관심이 생겼습니다. 새내기 시절, 기초과목들을 배워보니 그동안 각 학과에서 다룰 것이라 예상했던 바와 상당히 달라서 전공 선택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고민 끝에, 학부 시절만큼은 자연과학을 공부해서 기초적인 지식을 탄탄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재미있기도 하고, 적성에도 맞았던 생명과학을 전공으로 선택했습니다.


 생명과학은 생물을 비롯하여 다양한 생명현상을 다루는 학문입니다. 그만큼 지식이 일상생활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 되어있어 쉽게 와 닿고, 또 알아두면 실생활에 유익한 점이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수적으로 다른 학문보다 상대적으로 노력한 만큼 학업적인 성취를 얻을 수 있는 특징 덕분에 저는 생명과학을 더욱 즐겁게 공부하고 있습니다.

 


2. 기억에 남는 생명현상을 한가지만 소개해주세요


초등학교 시절, 지브라피쉬가 알에서 깨어나는 과정을 관찰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동그랗기만 하던 알이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심장도 뛰고 몸의 형태가 점차 생기는 순간이 참 신기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수많은 과학자들이 발생분화과정을 연구했지만, 아직도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은 만큼 발생과 분화는 경이로운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신기하고도 복잡한 생물의 발생 중에서도 저는 초기 과정이 기억에 남습니다. 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림에선 수정체의 4분할이나 8분할 결과 만들어진 각각의 세포들이 완전히 똑같은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Xenopus의 경우 정자가 난자에 결합한 구역을 기준으로 오른쪽과 왼쪽이 구분되며 더 나아가 4분할과 8분할의 방향성을 결정합니다. , 똑같아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각각의 세포는 다른 기관을 형성할 잠재성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소소해 보이는 생명현상 하나하나가 모두 의미 있는 과정이라는 것이 느껴지지 않나요?



3. 언급한 생명현상에 대해 가지고 계신 가설을 말해 주세요.


만약 정확히 같은 순간에 두개 이상의 정자 핵을 하나의 난자에 주입시키면 어떻게 될까요? 두개의 정자와 하나의 난자가 수정체를 이룬다면 3배체(triploid)의 형태가 되어 세포 분열이 정상적으로 일어날 수 없겠지만, 난자가 3개의 정자와 동시에 수정된다면 정상적인 분열이 일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 때 다음과 같은 상황이 가능할 것입니다.

우선, 3개의 정자 핵이 난자 핵과 결합하여 4배체(tetraploid)를 이룰 것입니다. 그 후, 식물에서 흔히 관찰되는 다배체처럼 4배체의 형태로 세포분열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감수 분열이 한 차례 더 진행되어 두개의 2배체(diploid)가 형성된 뒤, 서로 다른 유전 형질을 가진 세포들로 구성된 개체인 키메라(chimera)로 성장하거나 수정체의 분열이 일어나 독립된 두 배아로 발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4. 가지고 계신 가설을 어떤 실험적인 방법들로 증명할 수 있을까요?


실험 모델의 경우 실험의 용이성을 고려하자면 난자의 크기가 커서 비교적 다루기 쉬운 어류 혹은 양서류의 알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계통에 따른 차이를 고려하기 위해서는 인간과 함께 포유류에 속하는 쥐의 난자와 정자를 활용하여 실험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난자의 막을 뚫고 첫번째 정자의 핵이 내부로 들어가면 난자의 막 전위 변화와 구조적/화학적 변화가 발생해 다른 정자의 핵은 수정체 안으로 진입하기 어렵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난자와 정자를 섞어 두는 것만으로는 3개 이상의 정자 핵이 동시에 난자에 도입되는 경우를 선별해낼 확률이 매우 낮습니다. 따라서 원하는 실험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선 인위적으로 정자 핵을 난자 내부에 주입시키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후, 수정란의 세포분열이 진행된 후 핵형분석(karyotype test)을 통해 각 세포 별 염색체의 종류 및 수를 확인함으로써 핵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수정란이 4배체 개체로 성장하는 대신 추가적인 감수분열이 일어나 2배체로 전환되었을 경우, 2세포기에 두 개의 수정란으로 갈라져 독립된 두 배아로 발달한다면 각각 독자적인 발생과 분화가 관찰 될 것입니다. 반면에 두 개의 수정란으로 갈라지는 대신 하나의 개체로 발달한다면 키메라를 형성할 것입니다. 키메라 형성 여부는 서로 다른 부위에서 채집된 세포의 유전자를 시퀀싱(sequencing)하여 확인 할 수 있을 것입니다.



5. 개별/졸업연구에서 진행한 실험의 내용과 의미를 설명해 주세요. 또는 배웠던 내용중 가장 기억에 남는 흥미있는 내용을 말해 주세요.


저는 서울아산병원에서 제공받은 누난신드롬 (Noonan syndrome) 환자의 체세포 샘플을 역분화시킨 줄기세포(human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를 활용하여 KAIST 발생분화연구실에서 URP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누난신드롬은 Neuro-cardio-facio-cutaneous (NCFC) syndrome의 범주에 속하며 Ras-MAPK signaling이 비정상적으로 발현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로 인해 누난신드롬의 환자는 얼굴이 기형적인 형태를 띠고, 비정상적인 심장 작동, 정신 지체, 그리고 피부 이상 등의 증상을 갖습니다.


 제 실험의 목표는 누난신드롬 환자의 역분화줄기세포를 분화시켜 embryoid body(EB) 단계에서 Ras-MAPK signaling crosstalk하는 다른 signaling을 확인하고, 이 단백질들 간의 상하관계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 실험을 통해 현재 학회에 알려진 정보 외에도 누난신드롬 환자의 EB 단계에서의 증상과 그 밖의 원인을 밝히는 disease modeling이 가능하며, 더 나아가 누난신드롬의 치료에 기여할 수 있는 약물도 screening할 수 있다는 점에 제 실험의 의의를 둘 수 있습니다.



6. 학과/실험실 생활 또는 연구/공부 과정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해주세요


제가 실험을 하면서 절실히 느꼈던 점은 미리 계획했던 스케줄 대로 실험이 진행 되지 않을 때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입니다. 처음에 계획서를 작성할 때는 모든 단계가 척척 진행될 것 이라고 철썩 같이 믿고 있었는데, 막상 실험을 진행해 보니 각 단계가 예상보다 지체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몇 달 전, URP 계획서를 보신 실험실 선배님들께서 생각보다 6개월 안에 결과를 내기 쉽지 않을 걸?’이라고 말씀하셨을 때는 설마…’라는 생각과 함께 그 말이 쉽게 와 닿지가 않았습니다. 그런데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요즘은 그 말에 너무나 공감됩니다. 하지만 이런 경험을 하면서 실험 진행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매 순간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고, 또 부족한 점은 없는지 재정비를 하는 것 또한 배우는 과정이겠죠? 제게 조언과 가르침을 아낌없이 주시는 교수님과 선배님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7.다른 하고 싶은 이야기


시험기간이 아닌 평소에도 도서관이나 교양분관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생명과학과 친구들이 많이 보입니다. 그만큼 생명과학과 학우들의 학업에 대한 열정이 굉장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른 학과들처럼 생명과학과도 학과 전용 독서실이 생긴다면 공강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학우 간에 공부하다 서로 궁금한 점도 해결할 수 있어 유익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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