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 논문 내용과 의미를 설명해 주세요.
황달 유발의 주요 물질이자 간 질환의 지표로 사용되어 온 빌리루빈은 다른 한편으로는 많은 염증 질환을 조절할 수 있는 체 내의 강력한 항산화제로 밝혀져 큰 주목을 받아 왔습니다. 본 실험실에서는 과거 이용현 박사 주도 하에 물과 화합하지 않는 소수성을 갖는 빌리루빈과, 그 반대로 초 친수성 고분자인 폴리에틸렌글리콜(PEG)을 결합한 ‘페길화된 빌리루빈’ 기반의 나노입자 시스템을 개발한 경험이 있으며, 이는 빌리루빈의 항산화 기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체내로 축적되지 않게 해 빌리루빈의 장점만을 취하는 기술이다. 이를 바탕으로 염증성 장 질환, 허혈/재관류, 췌도세포 이식, 천식 등의 동물 질병 모델에서 효능 및 안정성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앞선 연구의 접근 방식과 다르게 빌리루빈이 갖고 있는 다른 물리 화학적 성질을 이용해 항암 치료에 적용하였습니다. 먼저 노란색을 띄는 소수성의 빌리루빈에 특정 파장대의 빛 (푸른 빛)을 쬐어주면 친수성의 광이성질체로 전환되어 신생아 황달 치료에 널리 쓰이는 광학물질인 점을 첫 번째 근거로 활용하였으며, 두 번째로는 인체 내의 쓸개관 혹은 쓸개 등에서 병이 생길 때 종종 발견할 수 있는 검은 색소 담석의 주성분 또한 빌리루빈이라는 점에 주목하였습니다. 이 때, 칼슘이나 구리 등 금속 양이온과 중간 매개체 (linker or chelator) 없이도 빌리루빈이 직접 chelation 반응을 하여 검은 색소 담석을 형성하는 점을 응용하여 cisplatin이라는 백금 금속 기반 항암제와 페길화된 빌리루빈을 직접 반응시켜 chelation 반응이 유도되게 만들었으며, 이로 인해 노란색의 빌리루빈 나노입자가 보라색의 복합체로 변환되는 것을 새롭게 확인하였고, 이로 인해 기존 빌리루빈 나노입자에서는 관찰되지 않던 근적외선 파장대의 빛에 반응성이 생긴 것을 관찰 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상기 특성을 이용하여 광음향 영상 (photo-acoustic image)을 위한 근적외선 파장대의 빛을 쬐었을 때 기존에 비해 크게 향상된 광감응성을 보였고, 실제 정맥 주사된 대장암 동물 모델에서도 종양 부분에서의 유의미한 광음향 신호 증가를 확인하여 광음향 진단 조영제로의 가능성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광열 치료 (photo-thermal therapy)를 위한 근적외선 파장대의 빛을 종양 부위에 쬐었을 때 광열 효과에 의해 5분 내에 25℃ 이상의 온도 상승을 확인했고, 2주 후 다른 그룹에 비해 확연한 종양 크기의 감소 및 괴사를 확인하여, 광열 치료제로서의 유용함도 입증할 수 있었습니다.
2. 연구과정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해 주세요.
광음향 영상 (photo-acoustic image)을 얻기 위해 상기 시설을 갖추고 있는 화순전남대병원까지 먼 거리를 오고 가며 실험하였는데, 다행히 무사히 좋은 결과를 얻으며 실험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3. 연구를 통해 얻은 지혜를 후배들에게 들려주세요.
제가 전남 화순까지 갔다 오며 실험했던 것처럼 실험과 연구를 위해서라면 지구 어디를 가서든지 연구를 하겠다는 열정과 그를 위한 열린 마음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4. 나는 왜 생명과학자가 되었는가?
기초와 임상의 중개연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자가 되려고 오늘도 실험실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5. 다른 하고 싶은 이야기
지도 교수님이신 전상용 교수님과 광열 치료 (photo-thermal therapy) 환경을 제공해주신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박지호 교수님, 그리고 광음향 영상 (photo-acoustic image) 공동연구에 많은 도움을 주신 화순전남대병원 민정준 교수님과 김현식 박사님께 큰 감사를 드립니다.